‘거야(巨野)’가 정부의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하기 위한 공조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중·고등학교의 국정도서 사용을 금지하도록 강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더민주 의원 26명과 국민의당 의원 7명이 법안 발의에 동참했다.
총선에서 절반 이상 의석을 확보한 야권은 ‘국정교과서 폐기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번에는 결의안보다 구속력이 강한 법안 개정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겠다고 나선 것이다.
아울러 이번 법안은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더민주는 이미 지난해 국정교과서를 일선 학교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스승의 날을 맞아 “20대 국회에서 교과서 국정화를 중단시켜 선생님들의 가르칠 권리를 되찾아드리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의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교육의 중립성과 자율성, 학문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헌법의 가치를 부정하기 때문에 위헌”이라며 “국정화를 추진하는 과정 또한 위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공조 움직임에 대해 김명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우리당은 당연히 반대한다”며 “객관성 있는 공통 내용으로 역사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회법 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소관 상임위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0대 국회 국정교과서 저지 논쟁의 ‘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문위 29석 중 16석이 더민주와 국민의당 몫이다. 다만 상임위 안건 상정은 통상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새누리당 동의 없이는 심사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국정교과서 금지법에 대해 끝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표 대결이라고 해서 (국정화를) 막아야 한다”고 말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절반 이상이 야권 위원이라 투표를 할 경우 두 야당이 유리하지만, 관례상 상임위 심사는 다수결이 아닌 여야 합의로 결론을 내기 때문에 표 대결까지 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김강래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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