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유감스런 일”이라며 “아직 이틀이 남았으니 다시 한 번 재고해주길 요청한다. 총리에게도 전화해서 전향적인 방안을 찾아보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장 해임촉구결의안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정 원내대표는 “야당이 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데 나는 거기에(해임결의안) 동참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제창 불가 결정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지원 원내대표에게만 이를 전화로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와 더민주 간 갈등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현 정무수석과의 통화를 언급하며 “현 수석이 보훈처에서 국론분열 우려가 있어서 제창을 하지 못하고 과거처럼 합창을 하고 따라 부르고 싶은 사람은 따라 부르도록 한다는 현행 고수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우상호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국민의당하고만 파트너십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왜 국민의당에게만 통보해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국가보훈처에 재고를 요청하기는 했지만 남은 기간 동안 이번 결정이 번복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정 원내대표는 13일 ‘청와대 회동’ 이후 박 보훈처장을 만나 설득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 설득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만큼 국가보훈처가 자신들의 결정을 뒤집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보훈처의 결정으로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이후 형성된 ‘협치’ 분위기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만일 5·18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정권에 협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지난 청와대 회동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를 가장 강력하게 요구한만큼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0대 국회가 ‘냉전 분위기’ 속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부 보수 단체에서 이날 보훈처의 결정에 지지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어 자칫 이념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김용태 새누리당 신임 혁신위원장이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를 없었던 것처럼 지나갈 수는 없다”고 밝힌만큼 막판 대타협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안두원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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