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0일 “대북 제재·압박 조치로 북한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제재 효과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북 강압전략이 실효성을 내고 있음을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가 주최한 ‘송강포럼’ 연설에서 “(북한 매체에서) ‘제2 고난의 행군’과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등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달 28일 노동신문에서 제재에 대해 언급하며 “풀뿌리를 씹어야 하는 고난의 행군을 또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민들을 다그친 바 있다. 윤 장관은 최근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탈북사태를 거론하며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어 해외 40여개 국가와 국제기구들이 북한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중단해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윤 장관은 연설에서 북한이 내달 제7차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추가도발을 강행할 수도 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중심으로 위기대응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윤 장관은 올해 한·중관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런(북한의 핵위협) 요인들이 제거되면 논란도 제거될 수 있다”며 중국·러시아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윤 장관은 올해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제기하며 “그전에 제가 한 번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 방문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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