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국민의당 후보(광주 광산을)가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저격하겠다는 선거 포스터를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이 포스터에는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소총을 들고 있는 권 의원의 모습이 담겼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는 문구가 뒤따랐다. ‘국보위 경력’으로 도마에 올랐던 김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권 후보 측은 “지지자들이 만들어 줬다”고 해명하면서도 3일 포스터를 페이스북 계정에서 삭제했다.
새누리당은 권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후보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저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다니 이는 예의와 금도를 벗어난 발언”이라며 “국가의 대통령을 두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할 수 없는 저주의 망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20대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태양의 후예’의 열풍에 편승하기 위해 각종 패러디를 쏟아내고 있다. 3성 장군 출신인 황진하 새누리당 후보(경기 파주을)는 선거사무소 외벽에 하늘색 베레모와 군복을 입은 사진과 함께 ‘파주의 후예’라는 글귀가 담긴 현수막을 걸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후보(광주 광산갑), 이장우 새누리당 후보(대전 동구), 최웅수 국민의당 후보(경기 오산) 등도 다양한 패러디를 선보였다.
‘태양의 후예’ 제작사 측은 정치권이 드라마를 홍보용으로 무단 사용하고 있는 점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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