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매일경제신문 기자가 찾아간 윤상현 의원의 지역 사무실(인천 남구을)은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한 ‘공천배제 욕설 파문’으로 핵폭탄급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나 담담히 선거 준비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윤 의원의 지역사무실 관계자는 “여기서는 지금까지 나온 것 이상을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면서 “지역 사무실은 큰 동요 없이 선거 준비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선거는 변수가 많아 모르는 일이지만 이번 일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안팎에서는 윤 의원의 이번 사태를 좌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김 대표는 침묵을 이어가며 ‘묵언시위’ 중이다. 이날 김 대표와 김을동 최고위원을 제외한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지난번 김 대표의 살생부 파문 때처럼 당의 클린공천위원회에서 정확히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김 대표가 이를 추인할 가능성이 낮아 갈등이 봉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수도권 비박계 의원들은 불과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에서 수도권 표심을 붙잡기 위해서는 윤 의원의 제명이 불가피하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수도권 비박계 한 의원은 “오늘 아침 지역 행사에 다녀왔는데 이번 사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매우 높았다”면서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수도권 필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정계은퇴를 촉구했던 홍문표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른 시일 안에 본인의 거취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윤 의원의 지역구인 학익동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도 냉랭한 기류가 흘렀다. 윤 의원이 자주 찾는다는 한 식당의 주인은“평소에도 윤 의원이 술을 자주 드셔 언젠가는 사고가 날 줄 알았다”면서 “평소에 좋게 본 분이 지역 주민 사이에서 안 좋은 쪽으로 입방아에 오르니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인 이모 씨(58)씨도 “평소에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더니 오히려 지금은 대통령을 힘들게 하는 장본인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안병준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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