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찍은 기념사진에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19일자 신문에서 “김 제1비서가 지난 1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광명성 4호’ 발사에 기여한 관계자를 대상으로 노동당 및 국가 표창 수여식을 개최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내보냈다. 그러나 김 제1비서가 북한 과학자들과 찍은 이 기념사진 속에는 건물 옥상의 인공기와 그 아래 깃발들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구체적인 사진촬영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17일 만수대의사당에서 표창 수여식을 개최한 뒤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이동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대응조치로 F-22 스텔스 전투기 4대가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날이다. 사진의 조작은 김 제1비서의 대범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제1비서는 지난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참관을 제외하면 좀처럼 평양시내를 떠나지 않고 있다.
한편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군 수뇌부가 존경심이 아닌 생존을 위한 눈치보기로 김 제1비서를 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김 제1비서 집권 후 리영호와 장성택 등 최고위급 간부까지 무자비하게 숙청한 결과 수뇌부가 살기 위해 김 제1비서에게 맹종한다는 것이다.
국방부 국방정보본부 측이 통일부 의뢰로 작성한 ‘북한 김정은 정권의 군부통제 연구’ 보고서는 21일 “북한 군부 인사들은 김정은이 지시해주고 업무 방향을 지시해주기만을 기다리는 집단”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대대적 숙청 결과 북한 지도부의 상하 의사소통 체계가 마비된 것으로 분석했다. 군 상층부 장악 여부와 별개로 중간계급과 말단 병사에 대한 식량 등 군수지원이 여전히 열악해 군 기강 확립, 훈련 강화 등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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