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2012년 4월 집권 이후 4년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당·군·정 파워엘리트 100여 명을 숙청하거나 처형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후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선언하며 긴박했던 지난 10일에도 “북한 군부 3인자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처형됐다”는 소식이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의해 전해졌다.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에 이어 군부 서열 2위이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고사총으로 처형한지 1년도 되기 전에 군부 3인자가 처형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핵과 미사일로 바깥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김 제1비서는 북한 내부적으로는 피의 공포통치로 엘리트 핵심계층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김 제1비서는 노회한 용인술을 구사했던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벼락승진을 시켰다가 어이없이 자르거나 죽이는 행보를 지속했다. 국제사회에서 ‘앙팡 테리블’ 이미지를 굳힌 그가 말단부대와 유치원을 찾아다니는 다정다감한 지도자상을 부각시키면서도 자기 바로 아래 2인자들을 철저하게 짓밟는 김 제1비서의 속내는 뭘까.
그는 또 자신의 핵심 수족인 군 장성들의 어깨에 붙은 별을 1년에도 몇 차례씩 뗐다 붙였다하면서 군기를 잡았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제1비서가 처형과 숙청, 인사전횡을 휘두르는 행태를 보이는 밑바탕에 권좌에 대한 불안과 어린 나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것이 흔들리는 권력을 다잡기 위한 허세적 행보이던 절대권력에 도취된 과시행위이던 간에 모두 권력과 체제유지에 대한 불안에서 기인한 행위라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원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최고지도자를 절대시하는 체제에서 숙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라며 “지난해 현영철을 처형하고 올해 군 총참모장인 리영길까지 처형한 것은 고위 간부들 내에서 김 제1비서가 제왕적·폭압적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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