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28일 “새로운 정당은 기성의 탈을 벗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성 권력이나 학벌, 그리고 스펙으로 다듬어진 가공된 보석보다 묻혀있는 원석이나 낭중지추를 찾아 미래세력으로 키워 나가는 게 새로운 정치의 역할이다”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창당준비위원회는 오는 1월 10일 발족할 예정”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 여의도 한 카페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규모있는 창당도 중요하지만 기존 정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신당 성공을 위한 3대 요소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과 검증 기준 ▲본인을 포함한 모두의 기득권 불용 ▲공정한 공천환경 등을 꼽았다. 안 의원은 “신진 인사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현역 의원들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신진예비후보자지원센터’를 만들어서 정보 공유와 홍보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층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안 의원의 주요 관심사다. 안 의원은 “39세 이하를 청년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모으고 조직화할 수 있도록 인재 영입의 길을 만들어 정치 진입 문턱을 낮추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안 의원은 “중앙당에 청년위원회를 두고 기초의원부터 출마 기회를 주면서 기존 현역 의원들의 경쟁 상대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안 의원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인재 영입 경쟁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안 의원은 또 ‘기득권 타파’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안 의원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기성 정치세력의 많은 공력과 방해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좌우의 낡은 기득권 체제가 갖고 있는 적폐를 뜯어 고치기 전에는 한국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본인의 기득권부터 내려놓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선후보직에도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 저는 어떠한 직도 제가 당연히 맡아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의원은 이날 “총선 100석은 목표가 아니라 마지노선이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새누리당이 개헌 가능 의석수인 200석을 넘게 가져가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절박감에서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안 의원은 “신당 세력과의 연대가 열려 있다”고 했다. 다만 안 의원은 이날 ‘신당’이라는 단어 대신 ‘새정당’을 계속 사용했는데, 이는 기존 호남발 신당들과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탈당 직후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을 강하게 비판했던 안 의원은 최근 전선을 새누리당과 정부로 확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도 ‘안철수 신당’이 모호하다고 지적한 새누리당에 대해 “염치가 없다. 헬조선을 만든 책임에 대해 백번 사과를 해도 모자라다”고 맹비난했다.
안 의원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제가 최근 5살 이후 세 번째로 머리 스타일을 바꿨다”며 “그만큼 각오와 결기가 대단하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 의원은 다른 신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의원과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치혁신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천 의원은 이날 ‘안철수 신당’에 대해 “중용의 가치 아래 온건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까지도 모아서 강한 개혁정당을 만들겠다는 우리 국민회의와 지향점을 같이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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