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 등 민생법안의 국회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청와대가 직접 행동에 나섰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15일 오전 약 20분간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나 민생법안의 직권상정을 강력히 요청했다. 정 의장을 만난 현 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기자실에 들러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열었다.
현 수석은 이 자리에서 “오늘 뉴스를 보니 국회의장이 선거구 문제만 직권상정한다고 하길래 그건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전화드리고 찾아뵈었다”고 밝혔다.
현 수석은 “선거법만 (직권상정) 한다는 것은 국회의원 밥그릇에만 관심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작 국민들에게 필요한 법들은 외면하고 선거법만 처리한다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국회의장께 드렸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선거구 획정이 안되면 헌법상 문제가 예견되듯이 민생법안이 연내에 안되면 더욱 큰 문제가 예견되는 만큼 법안처리가 선거법보다 먼저라는 입장을 확실히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현 수석은 정 의장에게 “노동개혁법이 통과안되면 내년 1월1일부터 정년이 연장돼서 청년고용 절벽이 예고돼 있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언제 단행할지 모르고 테러가 어디 예고하고 일어나나. 이런 것도 비상상황인 만큼 국민을 위해 결정을 내려주길 당부드렸다”고 말했다.
청와대 입장은 분명했다. 선거법보다 민생법안 처리가 우선이다. 현 수석은 “국회의장이 굳이 처리를 하겠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법들을 먼저 통과시켜 주고 그러고 나서 선거법을 처리하는, 그런 순서로 하면 좋겠다. 그게 힘들다면 최소한 법안들과 선거법이 동시에 처리돼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현 수석은 “현재 야당은 선거법만 처리되면 기타 학업(법안처리)에는 뜻이 없는 것으로 안다. 선거법 처리되면 끝이다. 그러므로 선거법이 먼저 되어선 안되고 법안 먼저, 최소한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국회의장께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위한 근거 마련 방안과 관련해 현 수석은 “국회의장이 지난 9일 정기국회 마지막날 약 10분 동안 정회를 선포하고 중재 노력을 하지 않았느냐. 의장이 양당 원내대표를 불러서 합의하기 전까진 의장방에서 못나가게 하는 한이 있더라도 합의를 종용하고 국회 정상적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보고 싶어한다. 그런 노력을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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