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지난 13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45)가 남긴 유서 중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최 경위의 유가족들은 이날 서울 명일동 성당에서 최 경위가 남긴 유서 총 14장 가운데 8장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유서는 △ 본인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 평소 친분이 있던 기자 2명 △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보분실 동료 한모 경위 △언론인을 대상으로 보내는 형식입니다.
유가족들은 "경찰 쪽에서 우리가 유서 공개 안한다고 했다는데 우리는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저희 동생이 억울하게 누명을 써가면서 세상 떠났기에 여러분들한테 세상에 알림을 호소하기 위해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경위는 유서에서 "경찰생활을 하며 많은 경험을 했지만 이번처럼 힘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다"며 "힘없는 조직의 일원으로 이번 일을 겪으며 많은 회한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정보분실 동료 직원인 한모 경위를 향한 유서에서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우리 회사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라며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너무 힘들었고 이제 편안히 잠 좀 자고 쉬고 싶다. 사랑한다"고 썼습니다.
언론인들 앞으로 작성된 유서에서는 "저널리즘! 이것이 언론인들의 존재하는 이유"라며 "부디, 잃어버린 저널리즘을 찾아 주시기 바란다"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는 또 평소 친분이 있던 세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들 앞으로 쓴 유서에서는 "제가 정보관으로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했지만 그 중에서 진정성이 있던 아이들은 세계일보 A과 조선일보 B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에서 "BH의 국정농단"은 저와 상관없고, 단지, 세계일보 A기자가 쓴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 B기자는 제가 좋아했던 기자들인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 가 너무 힘들게 되었다"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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