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양민 학살 허용 시인

미 국방부가 6.25 전쟁 당시 미군이 피난민들에게 총격을 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노근리 진상 조사 당시 이를 알고도 제외하기로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영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피난민이 미 방어선의 북쪽에서 출현하면 경고사격을 한다.
이를 무시하고 계속 남하하면 총격을 가한다.

6.25 전쟁 당시 주한 미국 대사였던 무초 대사가 1950년 노근리 학살 당일 딘 러스크 국무차관에게 보낸 서한의 내용입니다.

그동안 양민 학살은 우발적 살상이었다고 주장해 온 미국의 주장은 단숨에 뒤집혔습니다.

피난민 가운데 간첩이 있다며 미군 당국이 사격을 승인했고 이 사실을 미 정부 고위층도 알고 있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AP통신은 이후 1년간 언급을 피해 미 국방부는 최근 서한을 인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또 미 국방부가 노근리 진상조사 과정에서 무초 대사의 보고서를 검토하고도 최종 보고서에서 이를 제외시킨 사실도 시인했다고 전했습니다.

AP통신은 이와 함께 노근리 외에도 미군이 양민을 집단 학살했다는 사실이 비밀해제된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1950년 9월 포항 송골 해변가에서 여성과 어린이 200명이 함포 공격으로 사망했고, 미 전투기가 네이팜탄을 투하해 경북 예천 산성마을 주민 3백명이 숨진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도했습니다.

mbn뉴스 이영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