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군이 차기전투기(F-X) 및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지연되면서 발생하게 될 공중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군이 보유한 중고 전투기를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F-5와 F-4 등 노후 전투기가 도태되는 와중에도 공중전력 보강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아 전력 공백 타개 방안으로 중고 전투기 임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들급' 전투기가 주로 부족하기 때문에 미군이 보유한 F-16을 20∼60대 정도 임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 전투기 임대는 결정만 하면 2∼3년 내에 전력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중전력공백을 해소하는 비상수단으로 공군 내에서 인식되고 있다.
고등훈련기인 T-50 개발이 지연될 때도 공군은 미군의 T-38 훈련기를 임대해 10년 이상 사용한 적이 있다.
공군의 다른 관계자는 "시퀘스터(자동 예산감축)에 따른 국방비 삭감 여파로 미공군에는 F-16가 남아돈다"며 "F-16을 임대하거나 중고로 구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군이 전투기 임대까지 검토하는 이유는 향후 공중 전력공백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금부터 2019년까지 F-5와 F-4 등 노후 전투기 160여대가 차례로 도태되나 대체 전력은 국내 개발 경량 전투기(로우급) FA-50~60여대와 차기전투기 약 20대가 고작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군 주력 전투기인 KF-16보다 성능이 우수한 전투기를 국내 개발하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전력화 개시 시점은 2023∼2025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판단한 우리나라의 적정 전투기 보유 대수는 430여 대이지만 이런 상태로라면 오는 2019년 기준으로 전투기 보유 대수는 350여 대에 불과해 80여 대가 부족해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중 전력공백을 메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해도 전시에 대비한 핵심 무기체계인 전투기를 임대로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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