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최 환 변호사, 전두환 비자금 실체 밝힌다

▶ 전두환 전 대통령은 29만원밖에 없다는 얘길 했는데요. 그의 가족으로부터 상당한 재산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회사와 별장에서는 고가의 미술품이 나오고 있고 부인 이순자씨 앞으로 되어 있는 30억 연금 보험도 압류되었습니다. 과연 이들의 재산에 비자금이 흘러간 것인지, 추징금 환수를 할 순 있을지 1990년대 서울지검장으로, 95년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분입니다. 5.18 특별수사 본부장이었던 최 환 변호사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 요즘 인기 최고죠?

-별 말씀 다하십니다.

▶ 95년에 그야말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수사를 총 지휘하셨는데 지금 세간에 온 화제가 되고 있잖아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본인들이 납부에 적극성을 보여서 추징금 징수가 원만히 이뤄졌다면 이런 문제가 안 생겼겠죠.

▶ 새로운 소식들이 속속들이 들려오고 있는데 비자금 환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같이 들려옵니다. 우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전호범 씨가 검찰 압수수색 첫날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수사를 이미 예견하고 대비한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 않나요?

-글쎄요, 그런 의혹이 저도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회피하고 숨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까진 미리 알 수 없는 거죠. 그렇게 미리 출국했다는 것이 수사하는데 어려움을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전호범 씨의 신병 확보가 늦어지면 검찰 책임론이 나올 거 아닙니까?

-나간 사람이니까 또 들어올 겁니다. 그렇게 보는 게 맞고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선 들어오지 않을 수 없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 일각에선 압수수색 정황을 미리 알았던 거 아니냐. 지금 미술품 등 여러 가지를 확보했지만 실제 가격은 얼마 안 된다, 일각에서는 기껏해야 10억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거든요. 그래서 고가의 미술품은 미리 빼돌린 거 아니냐.

-그런 추측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압수수색에 착수하고 추징금 징수에 착수는 며칠 안 되고요. 특별법이 시행될 때부터 숨길 게 있어서 행동을 취한다면 그때부터 취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사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그때그때 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거죠.

▶ 95년 수사 당시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재산에 대한 수사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있었을 거 아닙니까.

-95년에 수사할 때는 뇌물 액수를 전체 얼마를 받아서 그것을 처벌한다는 의미에서 했기 때문에 나중에 재판 상황을 봐서 재판이 확정된 뒤에 추징할 때쯤 되면 추징금도 회수하고, 또 받은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가를 수사하는 것도 그때 하는 것이 맞습니다.

▶ 당시 수사가 제대로 되었다면 추징금을 조금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지 않았느냐. 당시 수사가 미진했던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잖아요.

-그런 비판은 잘못된 겁니다. 당시 초기 수사는 수많은 재벌들이나 기업인들로부터 뇌물을 제공받고 그것을 전부 수수 했는데 수수한 액수 총액 얼마에서 어느 정도 공소 제기를 하느냐. 그리고 공소 유지를 하느냐에 중점이 가 있는 겁니다. 커다란 범죄라고 해놓고선 공소유지를 잘못해서 무죄가 되어 버리면 큰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한 다음에 추징단계가 되면, 다시 말해 1997년 4월에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났기 때문에 추징금 징수는 그때부터 진행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때 진행하면 저절로 돈 씀씀이가 나올 것이고 가지고 있던 돈을 여기저기에 숨겨놓은 게 드러납니다. 그러면 그때 수사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비했다는 것은 저로선 수긍할 수 없습니다.

▶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을 압류 처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지난 2003년에도 동산 대부분에 대해서 압류조치를 취했고 가재도구를 경매에 부치기도 했는데 당시 압류 조치와 이번 압류 조치에 차이가 있습니까?

-아까 말씀드린 대로 1997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뒤부터 추징단계에 들어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추징을 자진해서 낼 경우에는 징수 실적이 올라가는 것이고 그것을 가지고 자꾸 이리저리 감추고 나오지 않을 때는 또 다시 가서 압류를 하고 환가를 해서 징수 하는 게 있는데 그 당시에 하는 압류 식의 강제 징수라는 것은 일반 민사 소송 절차를 밟게 되어 있어서 상당히 더디고 부족한 느낌이 들긴 듭니다.

▶ 검찰이 안 한 겁니까, 못 한 겁니까?

-안 한 게 아니라 하긴 했죠. 안했으면 추징금 시효가 그대로 계속 연속적으로 이어져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겠습니까.

▶ 검찰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의지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여러 가지가 있겠죠.

-그건 법의 집행이기 때문에 검사로선 의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안 하거나 포기하면 당장 직무 유기죄가 되는데요.

▶ 이번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한마디 한 이후에 움직이는 거니까요.

-꼭 그렇게 볼 순 없는 겁니다. 소위 말하는 전두환 추징 특례법이 시행 되면 그때부터 추징을 위한 특별한 권한과 책임을 준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시작하는 거죠.

▶ 검찰이 어제 부인 이순자씨의 연금보험 30억을 압류했고요. 원금이 이체된 계좌를 추적해서 지금 자금 출처를 파악하고 있고 이게 비자금에서 나온 돈이냐가 관건이 될 텐데 이순자시는 선대로부터 내려 받은 재산이다, 생활비라고 해서 오늘 그쪽 전담 변호사가 인터뷰를 한 것이 있는데요. 직접 들어본 뒤에 말씀 나누겠습니다.


(VCR)
정주교, 전두환 전담 변호사-오늘 방문한 목적은 영부인께서 이번에 압류된 재산에 대해 소명할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라고 말씀하셔서 그 서류를 받으러 왔습니다. 어제 압류된 보험은 상속받은 재산인데, 상속받은 재산에서 세금을 내고 은행에 보관을 해오셨는데 그게 압류 되어서 각하의 재산으로 잘못 알려졌다고 말씀 하시면서.. 영부인님이 그 돈으로 지금까지 생활을 해오셨는데 압류가 되니까 당장 이 달부터 생활이 어려우시다고, 그래서 그 사정을 검사님께 설명 드리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 수사 전체와 관련해서 변호를 담당하고 계신 거죠?

정주교, 전두환 전담 변호사-지금 변론할 게 있습니까. 검찰수사로 전환되면 그때 는 변호사 선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30억 보험을 압류했는데 그 돈으로 생활을 해 와서 당장 생활이 어렵다는 얘기를 하네요?

-일반 우리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한 달 생활비로 1200만원을 쓰는 가정이 흔치 않거든요. 지금 88만원 세대,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70~80%가 되는데 저렇게 말씀하실 게 아니라 누가 어떻게 어떤 경로로 받았든 간에 또는 상속 받았던 돈이라고 하더라도 부군인 전두환 전 대통령한테 내려진 추징금에 보탤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매달 나오던 1200만원이 안 나오니 생활을 어떻게 하느냐. 그건 제가 보기에도 납득이 안 갑니다.

▶ 30억을 생활비로 쓰고 있다. 그래서 어렵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씨가 오래전부터 핵심인물로 거론되었잖아요. 당시 수사할 때도 이 분이 거론되었습니까?

-그렇죠. 그때 그쪽으로도 돈이 많이 흘러가고 왔다 갔다 하면서 탈색도 됐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2단계 수사를 그때 했더라면 이창석 씨도 대상이 되는 거죠.

▶ 2년 전에 수도권 지역 땅 29만평을 팔아서 무려 4600억을 챙겼다는.. 말이 4600억이지 어마어마한 거 아닙니까?

-그게 언제로 되어 있죠?

▶ 2년 전입니다.

-2010년?

▶ 최근인데 어떤 돈으로 이것을 매입한 겁니까?

-글쎄요, 제가 1999년에 검찰에서 퇴직했기 때문에 관심도 엷어지고 잘 모르는 내용입니다만 어떤 경로이든 간에 그 액수를 봐선 그것도 사실 전두환 대통령 추징금에 모아줄 필요가 있는 겁니다. 종자돈을 보면 결국 다 전두환 대통령께서 뇌물로 받았던 돈, 재물로 받았던 돈에서 재판부가 인정해서 명령한 게 추징금액과 똑같은 거거든요. 그때부터 나온 거니까 여기저기 자기들이 어떻게 했다, 자기들이 재산을 증식했다고 하는 것은.. 주장이야 그렇게 하겠지만 그것을 철저하게 수사해서 그 주장의 사실여부도 밝히고. 잘못된 주장은 파기하는 수사 결과를 기대해야죠.

▶ 사실 국민들이 분노를 느끼는 게 자식들이 어마어마한 자산가들이 되어 있잖아요. 소득이 뻔한데 돈이 어디서 나와서 오늘에 이르렀는지. 그것을 역으로 추산해보면 비자금일 개연성이 높다?

-그 사람들의 당시 연령이라든가 수입원이 뻔하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종자돈부터 시작하는 거니까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추적 조사를 해야죠. 그래서 돈의 흐름을 파악하면 되는 겁니다.

▶ 그런데 이 같은 종자돈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밝히더라도 그 돈을 받은 가족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얘기할 경우 방법이 없다는 얘기가 있던데 맞습니까?

-그분들이 말하는 대로 곧이곧대로 ‘예’ 하고 끝낼 거면 수사가 아니고. 수사는 시간도 걸리지만 생물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변화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수사를 우리가 조금 더 지켜본 다음에 그때 말씀을..

▶ 전두환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이른바 측근들의 충성심이 워낙 강해서 계좌추적이라든가 추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가 있던데 맞습니까?

-밖으로 드러난 돈 같은 것이 측근들 이름으로 되어 있다면 그게 과연 진실한 것인지 차명 거래인지. 차명이라면 결국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에 들어가는 돈이라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충성심과 의리 때문에 감춰진다는 것은 별로 납득할 얘기가 아니고요. 결국 수사 진행에 따라서 다 밝혀지는 겁니다.

▶ 이들도 검찰수사의 대상이 될 개연성이 있습니까?

-그 분들 이름으로 몰린 돈이 나온다면 조사하기 위해서라도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죠.

▶ 국외 은닉 재산에 대한 의혹도 여러 차례 나왔잖아요. 95년에는 국외재산에 대해 전혀 손대지 못했나요?

-그때는 제보도 없었고요. 그때만 해도 국내에서 금융 실명제를 하기 전이니까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숨길 수 있었거든요. 해외에 자본 도피를 하는 것이 금융 실명제가 통과되고 FIU 라고 금융정보 분석 기구에서 예를 들어 자금이 2천 만 원 이상 흐를 때는 신고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렇게 규제 감시하는 국가 기구와 조직의 기능이 커지기 때문에 이럴 때는 결국 몰래 해외로..

▶ 페이퍼컴퍼니 얘기도 나왔잖아요.

-페이퍼컴퍼니 얘기가 나온 것도 작년부터 나온 거 아닙니까. 그런 식으로 제보가 나오니까 전두환 대통령 아들도 있는 것이고 다른 기업인들도 있는 것이고.

▶ 최 변호사님은 오랫동안 수사를 하셨으니까 동물적 감각이 있을 거 아닙니까. 은닉 재산은 대략 어느 정도 될 것 같아요?

-그건 제가 지금 밝힐 수 없죠. 그러나 오감 말고도 육감이라는 게 있는데.. 수사 오래한 사람들이 다 같이 느끼는 건데 한마디로 말씀드린다면 지금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 하에 있는 재산은 추징금 내고도 훨씬 더 많은 돈이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 야권에선 1조 가까이 된다고 하잖아요?

-그것은 너무 과장된 것 같고 저도 구체적인 규모를 얘기하진 못합니다만 95년도와 96년도에 수사하고 재판하면서 취합한 것을 보면 충분히 낼 수 있는..

▶ 곳곳에 숨어있는 자금이 추징금 1700억 가까이를 내고도 충분히 남는다?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가족들이고 친지들이고 평생 측근에서 충성을 바친 사람들, 여러 사람들을 애먹이지 말고 전부 걷어서 자진 납부하시면 장마와 뜨거운 여름철에 고생하는 검사들이 휴가도 갈 수 있고, 나머지 국민들도 대통령과 영부인이 마지막을 깨끗하게 하는구나 하는 박수라도 받을 수 있는 거 아닌가.


▶ 일국의 대통령을 했는데 뭐가 부럽습니까? 최 변호사님 추정컨대 재산이 추징금을 내고도 먹고 살만큼 있으면 명예와 국가의 명예를 생각해서 충분히 할 수 있을 텐데 왜 안하는 걸까요?

-아마 고민 중 이실 거라고 봅니다.

▶ 이 문제를 고민할거다? 정말 고민할까요?

-그나마 고민이라도 하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 저희로선 대통령의 품위랄까. 우리나라 국격을 지키기 위한 그 분이 결심이 되지 않겠는가.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최측근 한 분이 저희에게 이런 전화를 해왔어요. 여론몰이 식 상황이 말이 되느냐. 민주주의를 하려면 이렇게 해선 안 된다, 특정 개인의 파괴를 위해서 별도의 법을 만들고 주변 사람들의 사생활이 다 사라지고 이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뒤집어보면 그게 어디 개인에 대한 폭거 입니까? 법으로 정한 추징금 집행이 남았는데 본인이 해야 될 일을 안 하지 않았습니까. 안하니까 결국 개인으로 봐선 핍박을 받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법에 의한 핍박입니다. 옛날 왕조 시대 때 폭군이 하듯 하는 게 아니라 법에 의해서 하는 것이니까 자진해서 내면 아무런 문제도 없고 주변 사람들을 애먹일 일도 없지 않습니까. 저희도 지난 40년을 검찰로 있다가 변호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그 분의 통치 이념 중에 제일 큰 게 정의였습니다. 나라가 경제 발전하고 국민들의 생활이 윤택해지고 그러면서 정의를 구현하겠다. 보니까 말만 하신 것으로 됐어요.

▶ 검찰, 언론, 지금까지 요란하지 않습니까. 국민들의 관심은 결론이 어떻게 날 것인지. 내야 될 추징금 당연히 내라는 거 아닙니까. 추징이 제대로 될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저는 된다고 봅니다. 이것은 결국 누가 이기느냐 지느냐의 게임이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법의 이름으로 나가고 있는데 그것을 피해낼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주변을 모아서 전액완납하면 검찰이 나설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그것을 안 하니까 본인도 고통이고 주변사람들도 숨겨주느라 고통이고. 숨겨준 사람들은 과거 법대로 하면 처벌을 안했지만 이제부터는 처벌도 가능하거든요. 정황을 알고 심부름 했다면. 그러니까 그런 점을 생각해서.. 일개 변호사가 할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법을 존중하시고 정의를 내세웠던 분이니까 자진 납부하십시오. 이렇게 건의 드리고 싶습니다.

▶ 검찰 전두환 추징 전담팀에 조언도 해주신다면서요? 어떤 이야길 합니까?

-조언이라고 할 건 없고요. 저희야 선배 후배끼리 더러 만나죠. 지금 저한테 굳이 자문을 구하지 않더라도 잘할 수 있는 일꾼들로 모아져 있습니다.

▶ 어쨌든 국민들 보기에도 민망스러운 거 아닙니까. 전두환 전 대통령이 속 시원한 결단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정운갑의 집중분석, 여기서 마칩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 이 시간 다시 인사드립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