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땅 받고, 향응 접대받고…고위공무원 비리 천태만상

【 앵커멘트 】
국민의 세금을 받고 일하는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는 자세로 일해야 하죠.
그런데 일부 고위공무원들은 봉사는커녕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보도에 엄성섭 기자입니다.


【 기자 】
세무조사 중인 업체에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부동산을 헐값에 인수받은 국세청 직원 등 고위공무원들이 감사원에 대거 적발됐습니다.

국세청의 한 고위공무원은 지난 2003년 중부지방국세청 과장으로 일하면서 평소 친분이 있는 모 그룹 회장의 특별세무조사와 관련한 부탁을 받았습니다.

「이 고위공무원은 자신의 국세청 동기인 세무사를 소개시켜주는 것은 물론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한 편의 제공과 함께 담당자에 대한 압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그룹은 8억 원 정도의 세금을 줄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모 그룹 회장은 도움을 준 고위공무원에게 시가의 절반 가격에 토지를 인수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토지 인수 대금도 본인이 다 낸 것이 아니라 국세청 동기인 세무사가 일부 대줬습니다.」

이 토지는 향후 주택개발로 인해 가격이 급등했고, 최소 2억 7천만 원을 벌었습니다.

대놓고 돈을 받은 국세청 과장도 있었습니다.

대전지방국세청 모 과장은 관내 업체들의 세무 편의를 봐주면서 무려 5억 원 가까운 돈을 받았습니다.

특히 자신의 계좌는 물론, 금품 수수를 위장하려고 부하 직원과 사촌 동생 명의의 통장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공직자들은 고향 선후배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공사를 맡기면서 애초 배정됐던 것보다 무려 114억 원이나 많은 예산을 몰아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품과 향응을 받았습니다.」

토지 거래 계약을 부당하게 허가해준 고양시 공무원들도 감사원에 적발돼 인사 조치를 당했습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 smartguy@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