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법정] ‘구르미’ 연서 대필한 김유정, 과연 처벌 대상일까

TV를 보다 보면 황당하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연 현실에서는 가능한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인지 ‘TV법정’에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손진아 기자]

◇ 사건일지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조선 시대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를 다룰 예측불가 궁중 로맨스로, 김성윤 PD와 백상훈 PD가 공동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홍라온(김유정 분)은 돈을 받고 정도령을 대신해 이영의 여동생 명은공주(정혜성 분)에게 보내는 연서를 썼다. 그가 쓴 연서는 명은공주가 아닌 이영(박보검 분)의 손에 들어갔고 이를 본 이영은 분노했다. 그는 “그냥 답신을 받지 못했다고 말하는 게 좋겠다”라며 해당 연서를 차단했다. 이때 정도령을 대신에 연서를 쓴 홍라온의 행동이 걸렸을 경우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 ‘솔로몬’ 김도경 변호사의 선택은?

형법 제231조 (사문서등의 위조·변조)는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사문서 위조죄에서 말하는 ‘위조’란 작성권한이 없는 자가 타인명의를 사칭하여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하는바, 사안과 같이 정도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정도령 명의의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위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홍라온이 정도령의 연서를 대필하였고 위 연서가 이영에 의해 적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홍라온을 사문서위조 또는 변조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한편, 논문을 대필하여 대학에 제출하는 행위와 같이 해당 행위가 대학의 논문심사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라면 사문서위조·변조죄가 아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국립대학의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는 있다. 즉, 단순히 대필을 한 행위자체가 형사상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명의자와 작성자의 동일성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대필행위를 한 경우에만 해당 형사처벌규정에 의해 처벌될 수 있는 것이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