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빠진 ‘아빠 어디가’, 명성 되찾을 수 있을까

[MBN스타 금빛나 기자] 그동안 말 많고 탈 많았던 가수 김진표가 2개월 만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의 자진하차를 선택했다. 시청률 저하의 모든 책임이 전가됐던 김진표가 빠진 ‘아빠 어디가’는 과연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지난해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받은 프로그램을 꼽으면 당연 ‘아빠 어디가’ 일 것이다. 엄마 없이 어린 자녀들과 단 둘이서 오지마을에 1박2일로 여행을 떠나는 연예인 아빠들의 어설픔은 웃음을 선사하고, 아직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은 어른들의 아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나는 가수다’ 이후 별다른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저조한 성적을 냈던 ‘일밤’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아빠 어디가’는 이후 최고시청률 20%까지 돌파할 뿐 아니라, 강력한 대상후보였던 유재석과 ‘무한도전’을 제치고 2013년 MBC ‘방송연예대상’의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거머쥐기고 했다.

그렇게 잘 나갔던 ‘아빠 어디가’지만 2014년 2기가 출범하고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더니 마침내 지난달 30일 자체최저시청률인 7.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아빠 어디가’에 열광하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많은 시청자들은 ‘아빠 어디가’의 시청률 하락에 대해 김진표를 지목하고 있다. 사실 김진표는 출연을 확정하기 전부터 과거 부적절한 언행으로 질타를 받았었다. 과거 출연했던 XTM ‘탑기어 코리아’의 운지 발언과 손가락 욕, 그리고 지난 2005년 조PD와 함께 부른 노래 등이 도마에 오르며 온라인상에서는 김진표의 출연 반대 및 하차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당시 제작진은 수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김진표 본인이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다. 김진표의 진심을 믿었고, 그래서 인터뷰를 통해 섭외를 하게 됐다. 아빠 김진표의 모습을 봐 달라”라고 말하며 김진표의 출연을 끝까지 추진시켜 나갔다.

사진=아빠 어디가 캡처

그러나 이런 섭외 과정에서 보여진 김진표의 과거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함께 여행을 떠난 딸 규원이 어려서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어렵고, 그러다보니 아빠 다리 뒤에 숨어 떨어져 지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시청자의 반대로 기세가 한 풀 꺾인 것인지 ‘아빠 어디가’ 속 김진표는 유독 말이 없었고, 시간이 갈수록 그의 존재감은 미미해져만 갔다.

결국 백기를 든 건 김진표였다. 마지막의 마지막 방송까지 카메라 앞에서 조용했던 김진표는 마지막 인사에서야 편안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김진표의 하차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시청자들은 출연진을 선택할 권한은 없어도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뜻을 무시한 제작진의 강압적인 진행과 무책임한 관리는 아무리 인기 프로그램이라도 얼마든지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김진표는 떠났지만 여전히 문제는 존재한다. 이미 촬영을 시작한지 일정 시간이 지난 지금 이미 떠난 시청자들의 마음은 어떻게 다시 돌릴 수 있을지 숙제로 남은 것이다. 또한 남은 아빠들과 아이들 역시 문제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아는 법이다. 남은 아빠들과 아이들이 어떻게 그 빈자리를 극복할 것인지도 관건이 됐다.

사진=아빠 어디가 캡처

김진표가 빠지면서 ‘아빠 어디가’는 당분간 남은 새 아빠 류진-임찬형 부자와 안정환-안리환 부자에 집중할 듯하다. 방송말미 예고편을 통해 류진이 원하는 아들과의 고생기, 그리고 안정환이 원하는 안리환의 강인한 남자로 사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여행을 떠난다.

이제 ‘아빠 어디가’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일차적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김진표 가족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비난과 김진표가 빠졌음에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 경우 그 모든 책임은 제작진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아빠 어디가’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시 도약할 것인지, 아니면 뒤늦은 사후약방문이 될 지 여부는 전적으로 제작진에게 달렸다. 어깨가 무겁게 됐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