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K-ETA로 태국서 반한 감정 확산"
법무부가 태국 관광객 유입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요청한 '태국인 전자여행허가(K-ETA) 한시 면제' 조치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2021년 9월 도입된 K-ETA는 112개 무사증(무비자) 입국 가능한 국가 국적자가 우리나라 입국을 위해 현지 출발 전 홈페이지에 정보를 입력하고 입국을 허가받는 제도입니다.
태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엄격한 심사로 한국 입국 거절 사례가 잇따르자 반한 감정의 불씨가 됐습니다.
법무부는 태국 관광객 K-ETA 한시 면제 요청에 대한 입장에 대해 "불법 체류율이 높은 국가의 K-ETA 한시 면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족·단체 여행객 중 일부 인원에 대한 K-ETA 승인 거절로 전체 방한 수요가 유실됐다는 내용은 K-ETA 시행 초기 사례로, 현재는 매우 안정된 상황이며 방한 수요를 저해할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K-ETA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사용하는 제도"이며 태국 정부 또한 우리나라 ETA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K-ETA 기준을 높여서라도 심사를 더 엄격히 해 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고 부연했습니다.
법무부가 K-ETA 한시 면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태국이 국내 불법 체류자 1위 국가인 가운데 불법 체류자들이 마약, 성범죄 등 강력범죄로 유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 태국인 불법 체류자 수는 2015년 5만 2천 명대에서 지난해 9월 15만 7천 명으로 증가했고, 총 체류자의 78%가 불법 체류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이유로 K-ETA 한시 면제 대상 국가에 태국이 배제됐지만, 이로 인해 태국에서는 한국 여행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관광에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올해 1∼4월 한국을 찾은 태국 관광객은 11만 9천 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1.1% 줄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이 86.9% 급증한 것과는 대조됩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방한 관광 10대 시장이 회복돼 중국과 일본은 코로나19 대비 70∼80% 수준이고 다른 국가들은 100%를 넘긴 곳도 있는데, 태국만 58%에 그쳤다"며 "K-ETA로 인한 반한 감정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문제는 K-ETA로 타격을 받는 정도가 아니라 태국에서 반한 감정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가 이미지에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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