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한 소득 양극화는 대체로 완화했으나 부동산값 상승의 영향으로 자산 양극화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일한 소득·자산 집단 내에서 교육수준에 따른 소득·자산 격차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27일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2월호에서 '한국사회 양극화 진단과 대응 모색'을 주제로 한 특집을 마련해 소득, 자산, 노동, 정치·사회 참여 등에서의 양극화 실태와 대응 방안을 살펴봤습니다.
이주미 연구원은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및 격차 실태와 정책적 함의'라는 글에서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소득 양극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는데 특히 가처분소득에서는 크게 완화하는 경향을 보여줬다"고 분석했습니다.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는 2011년 0.388에서 2020년 0.331로 줄었습니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입니다.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한 양극화는 더디게 완화하고 있지만, 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고려한 가처분소득은 완화 경향이 더 뚜렷했습니다.
반면 자산 기준 지니계수는 총자산·순자산 모두에서 2017년 이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불평등 척도인 포스터앤드울프슨 양극화 지수에서도 소득 양극화는 다소 완화하는 반면 자산 양극화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자산 구성비를 보면 자산이 적은 그룹에서는 총자산에서 금융자산 비중이 높고, 많은 그룹에선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비중이 높은 데다 최근 점차 증가하는 양상이었습니다.
이 연구원은 "이로 미뤄볼 때 자산 격차가 발생하는 데에는 주택 등 부동산 가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며 "실수요자 및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공급은 지속하되 부동산 투기 수요를 줄일 수 있는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함께 수록된 '다차원 측면에서 바라본 양극화 진단과 사회정책적 함의'(김태완·최준영)에서는 한국복지패널 자료 등을 통해 교육 수준에 따른 양극화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시장소득 1분위(하위 20%) 내에서 중졸 이하와 대학 이상 집단 간의 소득 격차는 2006년 약 153만원에서 2020년 409만원으로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자산에서 더욱 두드러져 자산 1분위 내 교육 수준에 따른 총자산 격차가 2006년 106만원에서 2020년엔 1천689만원이 됐습니다.
교육 수준과 더불어 상용직인지, 임시일용직인지, 사업장 규모가 어떤지에 따른 소득·자산 격차도 점점 벌어졌습니다.
보고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육 수준과 노동시장 참여 형태별로 발생하는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사회정책과 조세정책 간의 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통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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