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 총괄 책임자들은 가계의 신용위험이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사태처럼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금리 상승까지 가중되고 있어서다. LG카드(현 신한카드)에서 촉발한 카드사태 당시 7개 카드사 연체율은 30%에 육박하고 적자가 10조원에 달하는 등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동향 및 4분기 전망을 담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중 국내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있는 가계에 대해 전망한 신용위험지수는 42를 나타냈다.
이는 카드대란 사태가 터졌던 2003년 3분기(44) 이후 77분기(1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이 본격화한 2020년 2분기(40)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그만큼 경제주체인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신용위험지수가 플러스면 신용위험 증가를 의미하며, 향후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뜻이다. 기준치는 '0'이며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한다.
이같은 결과는 한은이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16일 기간 중 204개 금융기관의 대출 업무 총괄 책임자 대상으로 이메일과 우편을 통해 조사한 것이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상호금융 등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총괄 담당자들도 4분기 중 대출을 보유한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업권별로는 저축은행(3분기 27→4분기 전망 34), 상호금융(3분기 32→4분기 전망 40), 카드사(3분기 19→4분기 전망 19), 보험사(3분기 33→4분기 전망 34) 등 모든 업권에서 공통적으로 가계의 신용위험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비은행금융기관들은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을 우려해 앞으로 가계대출에 대한 심사 강화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은행권의 4분기 중 대출태도지수는 저축은행 -32(3분기 -39), 상호금융 -38(3분기 -38), 카드사 -25(3분기 -31), 보험사 -20(3분기 -22)을 나타냈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기준치는 '0'이며 범위는 100과 -100 사이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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