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가격도 심지어 입점 수량도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다. 본래 자사몰에서만 팔아도 '완판'되는 옷들이기 때문에 굳이 공개할 필요성을 못느낀다. 요즘 인기를 끄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얘기다.
최근 주요 백화점에서는 이같은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손잡기 위해 혈안이다. 콧대높은 백화점 바이어들이 더 콧대 높은 패션 브랜드 입점을 위해 삼고초려한다. 강력한 팬덤을 가진 브랜드일수록 백화점의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무엇보다 MZ세대들에게 트렌디한 백화점이란 이미지를 어필얻는데 이만한 게 없다.
대표적으로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 온라인몰인 SSG닷컴과 협업을 통해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층에게 '없어서 못 사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오고 있다.
올 초 국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언더마이카와 머듈을 시작으로 러너들에게 큰 인기인 샥즈 브랜드 등이 그 예다. 처음에 온라인몰에서 선보였다가 인기를 끌면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팝업 매장 등을 내는 식이다. 25일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의 한정판 상품은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에게 차별화된 즐거움과 재미를 제공하는데 제격이다"고 설명했다.
이들 브랜드의 판매 방식은 독특하다. 정해진 시간에 일시적으로 판매하는 이른바 '드롭(Drop)' 형태다. 이 때 가격이나 수량이 사전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격은 모른 채 돈 꽂을 준비만 한다"라거나 "제발 이번엔 수량이 많았으면 좋겠다" 등의 얘기가 나온다.
준비한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판매는 조기 종료된다. 지난해 SSG닷컴에서 판매한 언더마이카의 30만원대 코트는 불과 30초만에 준비한 수량이 모두 다 팔려나갔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6일과 27일 오전 10시부터 논노드와 BAYC가 협업한 후디 상품부터 맨즈웨어 디자이너 브랜드 '강정석'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판매방식은 역시 드롭 형태다.
논노드는 패션 피플 사이에서 강력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여기에 세계 최대 규모의 PFP NFT 컬렉션인 'BAYC(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와 협업해 소장가치를 더욱 높였다.
27일에는 유명 래퍼들에게 사랑받는 국내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 '강정석'의 청바지를 신세계 단독으로 출시한다. 강정석은 미니멀하면서도 유니크한 디자인 포인트를 선보이는 브랜드로 각종 오디션 TV 프로그램에서 유명 래퍼들이 착용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명품 못지 않은 팬덤을 가진 패션 브랜드들 덕분에 신세계백화점 온라인 전용 브랜드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전년 마감 시적을 초과 달성했다. 지난 9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은영 신세계백화점 이커머스담당 상무는 "인기 디자이너의 한정판 발매를 통해 MZ세대들에게 다양한 재미와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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