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 열리는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논의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내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회장으로 승진한다는 예상과 함께 사내이사 복귀 및 사법리스크 해소가 선행되지 않아 가까운 시일내 승진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3분기 실적과 분기 배당 등 회사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현장 경영에 힘쓰고 있는 이 부회장의 '회장 진급'이 주주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해당 사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회장직은 지난 2020년 10월 25일 이 부회장의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 사망 후 2년째 공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재판에서 부친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어서 부회장으로 남는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지만, 그룹 차원에서는 향후 인수·합병, 투자, 지배구조 개편 등 거대 사안을 원활하게 의사결정하려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승진 후 10년째 직함을 유지 중이다.
이 부회장이 승진한다면 이달 27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오는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취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 적어도 11월 19일 이병철 선대 회장의 35주기를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근시일 안에 추진되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오랜 시간 사법 리스크에 흔들린 점을 고려할 때 '뉴삼성' 출범에 앞서 준법·윤리경영을 위한 장애물을 없앨 거라는 게 근거다.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복권 후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생명 등 주요 사업장을 방문하고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 업체에 방문하는 등 국내외 현장경영에 힘쓰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과 관련해 재판받는 중이다.
아울러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에 복귀하지 않은 점도 리스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26일 삼성전자 사내이사에서 퇴임한 후 아직 복귀하지 않고 있다. 만약 미등기임원인 상태로 회장에 취임하면 법적 책임 없이 경영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내달 3일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고 공시했는데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복귀 안건은 빠져 있다.
한편 이 부회장 스스로도 준법경영 의지를 보여 이른 승진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삼성의 외부 준법 감시 강화 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 정기회의에 참석했는데 이는 지난 2020년 준법위 출범 후 처음이다.
또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한 후 "연내 회장 승진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회사가 잘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라며 관심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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