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심해지는 환절기에는 갑상선 질환 등 내분기계 질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갑상선은 온도 차에 의한 신체적 반응에 영향을 받기 쉬운 부위이다. 만약 평소와 다른 무기력감과 피로감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갑상선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갑상선은 포유동물의 발달 단계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내분비기관이다. 이러한 갑상선이 만들어내는 호르몬이 바로 갑상선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체온 유지, 신진대사 균형 등 신체 주요 기관들이 적절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지질 대사, 비타민 대사 등 우리 몸의 전반적인 에너지 대사를 관장한다. 즉 이 호르몬이 조금만 부족하거나 과해도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갑상선 질환은 보통 면역체계 이상에 의한 자가면역질환으로 발생한다. 쉽게 말해, 면역세포가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 대신 갑상선을 공격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예후가 좋은 질환에 속하는 갑상선 질환. 그러나 신체적 피로감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심계항진, 심장 조동과 같은 심장질환과 설사, 위축성위염과 같은 소화기계 문제 그리고 근무력증과 같은 근육계 질환은 물론이고 습진, 소양증과 같은 피부 질환까지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가만히 있어도 몸속에서 난방을 돌리는 것 같이 더위를 참기 어려워진다.
잘 먹는데도 체중이 감소하며 신경질적이고 안절부절못하는 등 정서적 변화가 나타난다. 강남베드로병원 갑상선센터 윤여규 원장은 "특히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가만히 있어도 눈을 부릅뜬 것 같은 '갑상선 안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대인 접촉이 많은 직업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더욱 곤혹스러운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술로 갑상선을 제거하였거나, 방사선치료 혹은 갑상선염에 의해 갑상선 조직이 파괴되어 발생한다. 에너지를 만들고 소비하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온도가 떨어지고 추위를 과도하게 많이 느끼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또한 만성피로감과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등을 동반한다. 대사 속도가 떨어지면서 의욕이 없어지고 쉽게 피곤해진다.
질환에 대한 진단은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 그리고 갑상선 기능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초음파 검사에서 결절이 발견될 경우에는 결절의 성질을 파악하기 위해 미세침 흡인 세포 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는 증상 정도 혹은 갑상선 크기 등을 고려해 약물치료, 방사성 요오드 치료, 수술적 치료 중에 시행한다.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는 약물치료이다. 해당 약물은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을 억제한다. 약 2~4개월 복용하면 갑상선 기능이 정상화되며, 이후 2~3년 정도 유지치료가 진행된다. 다음은 방사선 요오드 치료이다. 방사선 요오드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은 갑상선 세포의 성장과 기능을 떨어지게 한다. 방사성 요오드는 물약이나 알약 형태로 되어 복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외과적 수술을 통해 갑상선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수술 후에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생해 갑상선 기능 저하증 약을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의 형태로 보충해 주는 것이다. 한번 발생하면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 부족한 호르몬을 채워줘야 한다.
윤여규 원장은 "갑상선 질환을 적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부정맥,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목 주위에 혹과 같은 멍울이 생기고, 안구가 튀어나오는 등의 심각한 외형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정기적인 검진과 고른 영양 섭취로 갑상선 건강을 미리 챙겨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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