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구분을 따로 하지 않는 '젠더리스' 패션 시장이 국내에서 지속 확대되고 있다. 배우 이정재의 진주목걸이, 걸그룹의 넥타이 패션 등 인기 스타들의 젠더리스룩이 화제를 모으면서 이것이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유행하는 분위기다.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선 여성용, 남성용 패션을 구분짓지 않는 젠더리스 패션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특히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중요하게 여기는 2030세대 사이에서 각광 받는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를 겨냥한 젠더리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를 출시했다.
음악을 들으며 도로 위를 달리는 낭만을 담아 '바이브 투게더, 웨어 투게더(Vibe Together, Wear Together)'라는 슬로건 아래 성 구분이 없는 의류를 선보인다.
대표 상품은 빈티지한 문자(레터링) 프린트를 적용한 스웨트셔츠, 로고 와펜(의류 등에 다는 자수 장식)과 자수를 적용한 인조가죽 점퍼, 다양한 색상의 후디·조거 팬츠 세트 등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나이키 스타일' 매장을 열면서 의류를 성별에 따라 구분하지 않는 젠더리스 매장을 표방했다.
총 3층 규모로 구성된 이 매장은 남성용, 여성용이 아닌 스타일별로 아이템을 진열하고 있으며 '오버사이즈 S, '루즈핏 L' 등으로 상품을 구분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여성용 사각팬티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사각팬티를 지난해 처음 여성용으로 선보였다.여성 소비자들이 몸에 딱 달라붙는 하의보다 품이 넓은 편안한 속옷을 즐겨 입는다는 점에 주목, 앞으로 여성용 사각팬티 생산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1977년 출시된 1세대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는 45년 만에 남성복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 간간이 선보여온 남성복 컬렉션이 호평을 받자 시장 공략을 공식화한 것이다.
패션뿐 아니라 뷰티 영역에서도 젠더리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색조 화장품 업체 라카는 립스틱, 틴트, 아이섀도 등 모든 제품을 성 구분 없이 판매한다. 모델 사진 역시 여성과 남성의 사진을 모두 사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성별 구분 없이 착용할 수 있는 패션 및 뷰티 아이템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성 평등 문화 확산과 MZ세대의 '취향 존중' 트렌드에 따라 젠더리스룩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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