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 개편에 나선다.
17일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민생안정책의 하나로 청년과 어르신 특성에 맞는 5G 요금제 출시를 추진할 예정이다. 어르신을 위해 저렴한 요금제를 만들고,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청년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통신비 절감은 새 정부가 으레 추진하는 정책이지만, 기존 방식과는 다르다.
앞서 박근혜, 문재인 정부는 선택약정 할인제도의 할인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선택약정 할인제도는 휴대전화를 구매할 때 보조금을 받는 대신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제도다. 박근혜 정부는 할인율을 기존 12%에서 20%로 상향했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25%까지 올렸다.
윤석열 정부는 5G 통신망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요금제 개선을 우선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2347만1125명이다. 처음 도입됐던 2019년 말 가입자 수가 466만8154명 대비 약 5배가 됐다. 반면 같은 기간 2~4G 가입자 수는 지속해서 줄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일부. [자료 출처 = 기획재정부]
통신망 전환이 이뤄지고 있지만, 5G 요금제는 그간 고가에 치우쳐 과지출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국내 통신 3사와 알뜰폰사업자의 5G 요금제를 보면 월 데이터 제공량이 대략 10GB거나 100GB를 넘는다. 5G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6GB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남는 것이다.
더군다나 요금이 데이터 10~12GB의 경우 월 5만5000원, 100GB 이상은 월 6만9000원 수준이어서 급여를 받지 않는 청년이나 어르신이 사용하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30일 '긴급 민생안정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3분기부터 5G 중간요금제가 도입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고, 여기에 맞춤형 요금제까지 추가한다고 선언하면서 향후 5G 요금제가 대대적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통신 3사로서는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중간요금제로 몰리면 가입자 1명당 얻는 수익이 줄기 때문에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최근 5G 새 요금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의견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7일에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처음 만난다는 계획이 알려져 5G 중간요금제 조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이미 5만9000원이 넘지 않는 중간요금제를 과기부에 제시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업계는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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