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봐 미안하다"
기아 스포티지는 불과 1년 전까지 형님인 쏘렌토에 묻혀 존재감이 약했다. 형제차종이자 막강한 경쟁차종인 현대차 투싼도 스포티지에 장애물이 됐다.
스포티지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6년 만에 파격적 디자인과 차급을 뛰어넘는 품질로 완전변경된 신형 스포티지가 지난해 6월 공개되고 7월에 본격 판매되면서 기존 SUV 시장에 균열이 발생했다.
신형 스포티지는 투싼을 압도한 것은 물론 형님인 기아 카니발을 이겼다. 3000만원대 SUV 대표 주자를 넘어 쏘렌토에 버금가는 성과까지 거둬들였다.
'기세 등등' 스포티지는 현대차 그랜저가 차지하고 쏘렌토가 노리고 있는 '국민차 타이틀'에도 도전한다.
신형 스포티지, 출시 4개월만에 1위
신형 스포티지 [사진출처=기아]
10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한 2021년 차종별 판매현황에 따르면 스포티지는 지난해 3만8397대 판매됐다.같은 기간 투싼은 4만8648대 팔렸다. 국산 승용차 기준 판매순위는 스포티지가 14위, 투싼이 9위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판단한다면 투싼의 승리다.
대신 판매 증가세는 스포티지가 가팔랐다. 스포티지는 전년보다 106.3%, 투싼은 36.7% 각각 늘었다.
신형 스포티지 출시 이후 판매현황을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신형 스포티지는 지난해 11월 출시 4개월 만에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판매대수는 7598대다.
투싼 [사진출처=현대차]
5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한 '국민차' 그랜저는 6764대로 2위, 쏘렌토는 4447대로 6위, 투싼은 3745대로 12위를 기록했다.신형 스포티지는 12월에는 6307대 팔리면서 7221대 팔린 그랜저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줬다. 쏘렌토는 5030대로 6위, 투싼은 2889대로 17위에 그쳤다.
가격 측면에서 수요층이 겹치는 '원조 국민차' 아반떼는 4위를 기록했다. 판매대수는 5799대다.
1~5월 판매대수, 전년대비 320% 폭증
쏘렌토 [사진출처=기아]
신형 스포티지는 올들어 국산차 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 증가세를 달성하며 톱 5위에 진입했다.현대차·기아가 발표한 올 1~5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스포티지는 2만2253대 팔리면서 5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쏘렌토는 2만6184대 팔리면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랜저는 2만5753대로 2위, 아반떼는 2만4326대로 3위, 제네시스 G80은 2만2476대로 4위로 집계됐다.
신형 스포티지는 판매 증가세가 가팔랐다. 전년동기보다 319.9% 폭증했다. 반면 투싼은 전년동기보다 32.4% 판매가 줄면서 1만6940대 판매됐다.
아반떼 [사진출처=현대차]
신형 스포티지는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 디자인, 중형에 버금가게 넓어진 실내 공간, 차급을 뛰어넘는 첨단 안전·편의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3000만원대 준중형 SUV 시장에선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톱5' 진입으로 국민차 경쟁대열에도 합류했다.
가격(개별소비세 3.5% 적용)은 가솔린 모델이 2442만~3311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이 3250만~3834만원이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30대 남성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준중형 SUV다. 30대 소비자 비중은 29.6%에 달한다. 또 구매자 10명 중 7명이 남성이다.
신형 스포티지 [사진출처=기아]
인기가 많은데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까지 겹쳐 출고 대기기간은 가솔린 모델이 11개월, 디젤 모델이 1년4개월, 하이브리드 모델이 1년6개월 이상이다.개소세 인하 정책이 판매에 변수가 될 수 있다. 2000만~3000만원대 준중형 이하 차량 구매자들은 개소세에 좀 더 민감하다고 알려졌다.
개소세 인하 정책이 올해 말까지 연장됐지만 올해 스포티지를 주문한 소비자는 1년 넘는 대기기간 때문에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판매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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