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외식 물가 고공행진…"서민·저소득층 실질 구매력에 제약"

소득하위 20%, 식비로 가처분소득 42% 지출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40% 이상을 식료품이나 외식 등 식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월평균 가처분소득(84만 7039원) 가운데 식료품·외식비(35만 7754원) 명목 지출이 차지한 비중은 42.2%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집에서 소비하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이 25만 1783원, 외식 등 식사비 지출이 10만 5971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저소득층의 경우 전체 소득 가운데 세금 등 필수 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식비로 지출한 것입니다. 이는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평균 식비 지출 비중(13.2%)을 3배 넘게 웃도는 수치로, 전체 가구 평균(18.3%)과 비교해도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소비자물가 추이. /사진=연합뉴스

기재부는 "가계의 생계비 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식품·외식 등 생활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서민과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이 제약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자물가지수는 109.32(2020년=100)로 작년 동기 대비 4.1% 올랐습니다. 이런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2분기 들어 더욱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5.4% 오르며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던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4.1%)과 4월(4.8%)에 4%대로 올라서더니 지난달에는 13년 8개월 만에 5%대까지 치솟았습니다.

특히 외식 물가는 7.4% 올라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밥상 물가 품목인 가공식품도 7.6% 상승했고, 축산물도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등을 중심으로 12.1% 올랐습니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가면 저소득층 등 서민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물가가 계속 오르면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소비가 줄어 성장이 약화하면 소득이 감소하고 다시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