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 업계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다만 면세업계는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감면기한 연장과 면세한도 상향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6629억원으로 전월(1조4279억원) 대비 16.5% 증가했다. 지난 3월 21일부터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해제되고 5000달러였던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가 폐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내국인 이용객은 53만1000여명으로 전월(52만8810명) 대비 소폭 증가했다. 외국인 이용객은 4만9000여명으로 전월(3만9000여명)보다 1만명 늘었다.
코로나19여파로 2년 넘게 개점휴업 상태였던 시내 면세점들은 이달부터 영업시간을 늘리며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일부터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 마감시간을 오후 6시30분으로 1시간 늘렸다. 신라면세점 서울점도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했고, 신세계면세점 본점도 오후 6시30분까지 영업시간을 확대했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5일 호주 시드니에 시내면세점을 개점한다. 코로나19로 한때 해외매장을 모두 닫았던 롯데면세점은 현재 공항 '셧 다운'으로 휴점 중인 베트남 나트랑 깜란공항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매장의 영업을 재개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3일부터 인천공항공사와 협업해 업계 최초로 '모바일 순번발권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순번발권 서비스는 인도장에서 면세품을 찾는 사람들이 대기인원 확인과 대기표 발권을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세계면세점은 대대적으로 매장을 재단장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휴점 상태였던 전자·캐릭터·식품 매장을 다시 열고 화장품 매장도 개편했다.
면세업계는 면세한도 조정과 함께 다음달 종료되는 인천국제공항 매출연동형 임대료 제도를 연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제24차 관광산업위원회'에서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감면기한 연장과 면세한도 상향, 보세판매장 특허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초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고정 임대료 방식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20년 9월부터 다음달까지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매출과 연동해 납부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면세점 매출이 일정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행 임대료 방식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면세점 큰손인 중국 단체 관광객들도 중국의 강력한 봉쇄 조치인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발이 묶인 상황이다.
여기에 매출 상승을 위해서는 면세 한도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3월 5000달러인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폐지했지만, 여행자의 휴대품 등에 적용되는 면세 한도는 그대로 600달러(약 74만원)로 유지했다. 5000달러 이상의 물품을 살 수는 있어도 600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해 사실상 큰 이점이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면세 한도 상향을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면세 한도를 높일 경우 일부 고소득층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우려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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