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그가 소유한 기업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트위터까지 포함하면 머스크는 총 5개 기업을 이끌고 있는데 이중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제외하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죠.
테슬라, 트위터를 제외한 3개 기업은 비상장사라는 것과 머스크가 꿈꾸는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머스크의 기업은 무엇이 있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요?
◆ 보링컴퍼니, 자동차는 땅속으로...시속 1000km 하이퍼루프 꿈꾼다
머스크는 지난 2016년 터널 굴착 회사 보링컴퍼니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굴착 기술을 이용해 땅속에 거대한 터널망을 구축해 지상에서의 교통체증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링컴퍼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지하에 길이 2.73km의 터널인 '컨벤션루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웨스트스테이션, 사우스스테이션, 노스스테이션 등 3개 정류장에서 테슬라 차랑 62대가 방문객을 실어나르고 있죠. 보링컴퍼니는 지난해 10월 3년 안에 컨벤션루프의 길이를 47km, 터널은 51개인 '베이거스루프'로 확장·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계획대로라면시간당 최대 5만 7000여 명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보링컴퍼니는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불리는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도 추진 중입니다. 하이퍼루프는 자기장의 힘으로 추진력을 얻는 자기부상열차가 진공에 가까운 터널 안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운송 수단입니다. 공기의 저항과 마찰을 없애기 위해 루프 안에서 살짝 뜬 상태로 움직이는데 이론적으로는 시속 1000km에 달하는 속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20분 만에 갈 수 있는 빠르기죠.
머스크는 지난 2018년 말 LA의 1.83km 길이의 터널에서 하이퍼루프를 시험한 적이 있는데 당시 차량 주행 속도가 시속 60㎞ 수준에 그쳐 실망감을 안긴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보링컴퍼니가 수년 안에 실제 가동되는 하이퍼루프 건설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보링컴퍼니는 올해 하반기에 실물 크기의 하이퍼루프 시험을 시작한다고 답했습니다.
◆ 스페이스X, 거대 로켓 타고 화성에 정착한다
머스크가 지난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테슬라만큼 잘 알려진 민간 우주기업입니다. 재활용 로켓 등을 사용해 우주선 발사비용을 줄이고, 최종적으로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해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지난 2015년 스페이스X는 자사의 로켓 '팰컨9'의 1단 로켓을 지상에 착륙시켜 회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높이가 400피트(약 122미터)에 이르는 초거대 우주선 '스타쉽'의 프로토타입이 지상에 떠올랐다가 후 착륙하는 테스트를 마쳤죠. 머스크는 올해 궤도 시험 비행을 테스트할 예정이죠.
스타쉽은 에펠탑을 분해해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화성 이주에 대한 머스크의 꿈도 가까워졌습니다.
작년 6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밖에도 스페이스X는 저궤도에서 활동하는 소형 위성을 이용한 우주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상기지국 없이 간단한 지상장비만으로 산간지역, 사막, 개발도상국 등 소외지역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죠.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통신망이 끊긴 일부 지역에 스타링크가 지상장비를 제공해 통신을 도우며 전 세계에 장점을 입증했습니다. 하와이안항공은 이달 2일 전 세계 주요 항공사 중 최초로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를 내년 중 승객들이 기내에서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현재 스타링크용 위성 2000여개를 발사한 상태인데 스타링크는 2027년까지 총 1만2000개의 위성을 운영해 전 세계에 인터넷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 뇌에 칩 이식해 컴퓨터와 연결
2016년 설립된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인간의 두뇌 능력을 끌어올리고,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앞서 뉴럴링크는 2020년에 뇌파를 수집하는 가로 23밀리미터(mm), 세로 8밀리미터 크기의 컴퓨터칩을 이식한채 2개월간 생활한 돼지를 유튜브 생중계로 공개하는 한편 작년에는 원숭이가 조이스틱 등 게임 조작 도구 없이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장면이 담긴 실험 동영상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죠.
뉴럴링크는 지난 1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규제 기관과 연락할 책임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냈습니다. 머스크는 올해 안에 사람의 뇌에 칩을 이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트위터 인수 이후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5개나 되는 기업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걱정을 반영하듯 테슬라 인수 발표 후 테슬라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죠.
하지만 외신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자신과 뜻을 실현해 줄 2인자에게 트위터를 맡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뉴럴링크에도 직접적인 운영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죠.
해외 매체는 우려와 동시에 머스크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매체는 트위터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대통령을 제외하고 경제적, 문화적으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다"고 전했습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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