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세계 물의 날'은 인류의 필수 자원인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날이다.
ESG 경영이 더 이상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오늘날, '세계 물의 날'이 기업에 시사하는 바는 남다르다. 오늘날 기업은 전 지구적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의 책임을 공유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물은 인간의 모든 활동에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기업의 핵심 프로세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가령, 청바지 한 벌을 제조하는 데에는 4인 가족이 일주일 가량 사용하는 양의 물을 필요로 한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2030년까지 전 세계가 56%의 담수 부족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S&P 글로벌은 현재 기업들의 물 사용 상황이 이 같은 담수 격차를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물 사용과 관련해 기업들이 시급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동안, 담수의 수요와 공급 간의 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기업이 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기업은 먼저 기존의 프로세스에서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살펴보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열, 냉각, 생산 및 세척과 같은 기업의 핵심 프로세스에서 물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 때 사용되는 물의 양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채택하면 운영의 비용은 줄이고 효율은 높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전 지구적 물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다.
일례로 필자가 근무하는 이콜랩의 전문적인 물 절약 및 관리 솔루션을 통해 미국 텍사스 주 갈랜드에 있는 회사의 공장은 선박 세척 관리 절차를 개선하여 매년 약 220만ℓ(58만 갤런)의 물을 절약하고 있다. 중국 난징에 있는 회사의 공장은 증기 응축액 수집 프로그램을 개선하여 연간 약 600만ℓ(160만 갤런)의 물을 절약하고 있다.
기업의 물 사용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물 관리 솔루션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많은 기업들이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목표를 수립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와 전문 지식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이콜랩은 작년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마이크로소프트, S&P 글로벌 트루코스트와 협력하여 기업을 위한 물 관리 프로그램인 '스마트 워터 내비게이터'를 출시했다. 무료로 사용 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기업이 물의 가치를 이해하고, 물을 절약하고, 물 관련 위험을 관리하는 등 물을 효율적으로 운용함으로써 물 관련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물에 대한 조사와 분석,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올해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의 주제는 '지하수,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이다. 우리의 발 밑에서 흐르고 있는 지하수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액체 담수를 구성하고 있으며, 식수 공급은 물론 위생 시스템, 농업, 산업 및 생태계 전반을 지원한다. 이 지하 자원을 소중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수의 양과 상태를 파악하여 '보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물도 어디서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절약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물과 관련된 문제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 이는 물의 잘못된 운용으로 인한 장비와 시스템의 고장과 부식을 예방할 수 있으며, 문제가 발생한 후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물과 에너지,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도 물은 여전히 인류의 경제 활동을 위한 필수 수단일 뿐 아니라 환경적, 생태적, 사회·문화적으로 다양한 가치를 가진 귀중한 자원이다. 물의 남용을 절제하고, 효율적으로 관리 및 운용함으로써 지속 가능하게 물을 사용하는 것은 오늘날과 같은 ESG 시대에 기업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 과제일 것이다.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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