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중구 명동 스와치 매장 앞에는 수십명의 '오픈런'(개장과 함께 매장으로 달리는 것) 대기 줄이 늘어섰다. 스와치그룹 산하 시계 브랜드 오메가와 스와치의 첫 협업 제품인 '달 시계'(문스와치·MoonSwatch)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이날부터 전세계 110개 매장에서 발매된 문스와치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스위스제네바, 이탈리아 밀라노, 홍콩, 일본 도쿄 등 각국의 스와치 매장 앞에는 개장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문스와치는 700~900만원을 호가하는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문워치'를 스와치가 재해석한 제품으로 가격은 33만1000원이다. 문워치는 1969년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했을 때 착용한 시계로 유명하다.
문스와치의 외관은 문워치와 유사하다. 다이얼에는 오메가 로고를 새겼다. 디자인은 11개 행성(태양, 수성, 금성, 지구, 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의 이미지를 활용해 총 11개의 컬렉션으로 구성했다. 제품은 세라믹 원료와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결합한 신소재로 제작됐다.
시계 브랜드 오메가와 스와치의 협업 시계 '문스와치'. [사진 출처 = 스와치 홈페이지]
품절 대란이 벌어지자 스와치 측은 일시적으로 구매 가능한 수량을 제한했다. 스와치는 홈페이지를 통해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1인당 1개의 시계 구매 한정을 두기로 결정했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1인당 2개의 시계를 구매할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고 안내했다.이어 "해당 시계는 한정판이 아니며 빠른 시일 내 일부 스와치 매장을 통해 구매 가능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중고시장에서는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이날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거래(리셀) 플랫폼에는 문스와치를 구매하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가격은 50~100만원대로 형성됐다. 정가보다 수십만원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네이버 리셀 플랫폼 크림에선 일부 제품의 리셀가가 30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분홍색상인 금성(비너스) 제품은 즉시 구매가가 299만원에 달했다. 앞서 체결된 가격은 120만원이었다. 이 제품의 거래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총 8건 이뤄졌다.
이번 협업에 대해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저렴한 가격에 고급스러움을 맛보면서도 자사 시계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유도하려는 스와치 그룹의 독특한 전략"이라며 "이 회사는 스위스 시계 수출이 코로나19로 급감한 데다 500프랑(약 65만원) 미만의 시계가 애쓰고 있는 추세를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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