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새벽배송'이 유통업계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로 자리 잡았다. 기존 쿠팡, 마켓컬리가 장악하던 배송 시장에 네이버, GS리테일, G마켓까지 등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자마켓글로벌은 기존 스마일배송에 새벽배송과 휴일배송 서비스를 추가하기로 했다. G마켓과 옥션의 멤버십 회원인 스마일클럽이라면 저녁 8시 이전까지 새벽배송 스티커가 붙은 상품을 주문할 시 다음날 새벽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
사용 편의성도 대폭 강화됐다. 배송지 정보를 미리 입력하면 새벽배송이 가능한지 자동으로 알려주는 등 배송지별 도착 정보가 한눈에 보인다. 새벽배송을 원치 않는 경우 익일 중에만 배송될 수 있도록 선택 가능하다.
G마켓과 옥션은 시범 서비스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새벽배송 서비스는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지역을 시작으로 시범 운영됐는데, 서비스 시행 1주차(2월24일~3월2일) 대비 4주차(3월17일~3월23일)의 새벽배송 물동량이 4배 가까이(279%) 증가했다.
일반 회원이 누릴 수 있는 휴일배송 서비스 역시 새롭게 선보인다. 일요일이나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날의 하루 전 밤 12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지마켓글로벌까지 새벽배송을 시작하면서 유통업계 빠른 배송 경쟁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는 이달 3일부터 SSG닷컴의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를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장보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밤 12시 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받을 수 있다. 아침 식사용 반찬거리와 베이커리류, 가정간편식(HMR), SSG푸드마켓 프리미엄 먹거리 등 2만여 종이 대상이다.
GS리테일의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은 새벽배송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최근 서비스 지역을 서울, 인천 및 경기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GS프레시몰의 지난 1~3월 새벽배송 누적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0% 신장했다.
새벽배송 대상 제품 역시 기존보다 2.5배 많은 1만5000여종으로 늘렸다.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충청·영남권 등에서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 확대할 예정이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신선식품 전용관 '파머스 파크'를 오픈하고 새벽배송 카테고리를 개설해했다. 축·수산물을 오후 1~4시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준다. 새벽배송 가능 지역은 서울·경기·인천 지역이다.
너도나도 새벽배송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기존 새벽배송 전문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새벽배송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 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유통업계 전반이 여기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11조9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별하게 여겨졌던 새벽배송이 어느새 유통업계 뉴노멀이 됐다"면서 "이제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얼마나 더 넓은 지역에 배송할 수 있는지, 아울러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포장재 등 일회용품을 얼마큼 줄일 수 있는지 등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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