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은 운동세포가 파괴되며 근력 위축, 사지마비, 언어장애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전설적 야구선수의 이름을 딴 이 병은 치료법 뿐 아니라 발병 원인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 연구팀이 루게릭병을 유발하는 FUS단백질이 뇌에 손상을 일으키는 과정을 규명해 냈다. 향후 치료제 개발에도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광주센터 이성수 박사 연구팀이 순천향대 의료과학과 김기영 교수 연구팀, 한국뇌연구원 치매연구그룹 김형준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생체 내 글로타치오닐화 조절을 통한 루게릭병 발병 억제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FUS단백질 응집체를 조절하는 '글루타치온 전이효소'를 발굴했다. 이를 초파리에 적용한 결과, 신경·근육 접합부의 손상이나 행동 퇴행 등 루게릭병 증상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 효소를 사용해 단백질 응집체의 글루타치오닐화를 조절해 루게릭병에서 보이는 FUS단백질의 과다한 축적을 억제해 신경세포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루게릭병 환자의 신경세포에 축적된 비정상 단백질 형성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이를 비정상 단백질을 검출하는 진단기기 개발의 단초가 될 구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디벨롭멘탈 셀 온라인판에 지난 22일 게재됐다.
이 박사는 "루게릭병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실시간 생체분석기술에 기반해 퇴행성 신경질환 등을 연구해 국가차원의 분석과학 원천기술 개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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