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손과 손목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매우 당황스러울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거니 하면서 생활을 해도 계속 손목이 뒤로 젖혀지지 않는 증상이 지속되면 많은 걱정과 함께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 이런 경우 병원에서는 어떤 질환을 의심하게 될까?
우선 특별한 병력이 없고 갑자기 손목을 들지 못하는 경우 요골 신경마비를 의심한다. 또한 경추부의 질환에 의한 경추 신경근병증이 발생한 경우도 확인해야 한다.
만일 위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거나 뇌혈관 질환의 과거력, 심장질환, 당뇨 등의 혈관질환의 과거력이 있다면 뇌혈관질환에 의한 마비 증상도 의심해 볼 수 있다.
가장 흔한 경우인 요골 신경 마비에 대해 알아보자면 상완부의 요골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가 잠을 자는 동안 압박이 발생해 손목 하수가 나타난다.
가장 쉽게 설명하자면 얼마간 팔베개를 하고 있을 때 일시적으로 손이 저리고 감각이 없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쉽게 회복되지만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는 신경손상을 의심하고 적극 치료를 해야 한다. 신경 손상은 손상의 정도에 따라 향후 회복되는 기간 및 기능 회복 정도가 결정되는데, 단기간의 압박에 의한 신경 손상은 신경섬유의 주행이 유지된 상태로 신경섬유 수초에 부종이나 손상이 발생하는 신경 진탕(neuropraxia)인 경우에 해당되며 주로 운동 마비가 주증상이다. 마비 조건이 개선되면 수일에서 몇 주내에 완전 회복된다.
압박 기간이 길거나 심한 타박상, 압축, 견인손상의 경우에는 신경섬유가 변성되면서 기능적으로 끊어져 손상된 원위부로 신경 변성이 진행되는 심각한 상태가 생기는데 이를 축색 단열(axonotmesis)라 한다. 증상은 운동, 감각, 교감 신경에서 비슷한 정도의 마비를 호소해 감각이 이상하고 저리고 시리고 아프고 운동이 마비된다. 이 경우 신경 재생에 필요한 세포와 신경 내막이 유지되어 있어 손상부위 근위부부터 축색의 재생이 생기며 적절한 조건이 주어지면, 마비의 거의 완전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심한 손상인 신경 단열(neurotmesis)은 축색과 함께 신경막도 잘라진 상태로 신경 절단, 심한 압궤 손상때 발생하며 그대로 두면 신경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경 손상의 정도와 부위를 확인하는데 신경전도 검사와 근전도 검사가 유용하다. 마비 발생 후 2~3주 경과시 신경전도 검사와 근전도 검사를 시행하면 신경 손상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경추부 신경근병증에 의한 마비 증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경추 부위의 MRI 검사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말초 신경의 이상을 확인하는데 초음파 검사가 사용되고 있다.
신경 손상의 회복은 운동 및 감각, 자율신경 마비가 동반된 경우 자율신경, 통증 감각, 접촉 감각, 고주파 진동 감각의 순서로 호전되며 운동 마비가 가장 늦게 회복된다.
[허리나은병원 김민성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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