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넷플릭스 콘텐츠 시청용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족·친구·지인 등 타인과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16일(현지시간) 넷플릭스에 따르면 새로운 구독료 정책이 도입됐다. 계정 공유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아직 원화 기준 인상 요금은 산출되지 않았다.
이 요금제는 우선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에서 먼저 시행된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추가 요금제를 전 세계로 확대하기 이전에 중남미 3개국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용성을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이 세 국가의 가입자는 동거 중이 아닌 계정 공유자를 최대 2명까지 추가할 수 있다. 이때 부과되는 요금은 칠레 2.97달러, 코스타리카 2.99달러, 페루 2.11달러다.
기존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하나의 계정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면서 이용료를 'n분의 1'로 나눠 지불해 왔는데, 별도의 요금이 붙게 되면서 한 사람당 부담해야 하는 이용료가 증가하게 된 셈이다. 리서치업체 매지드에 따르면 전체 넷플릭스 이용자 중 약 33%가 최소 1명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넷플릭스가 한국 내 이용료를 올린 데 이어 또 한 번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너무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최근 오리지널 드라마·영화 제작비용과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스탠다드를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을 월 1만4500원에서 월 1만7000원으로 조정했다. 다중 접속이 허용되지 않아 한 명만 이용할 수 있는 베이직(월 9500원)만 동결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에서도 이용료 인상을 단행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뿜빠이하면 지출이 크지 않을 것 같다", "계속 (요금을) 올리니까 부담이 누적돼 문제다", "소비자가 봉인가?", "1인 접속 요금제 가격을 낮추면 각자 쓰지", "그래도 결제를 해지할 수는 없는데"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를 고민하는 것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에도 계정을 공유해 콘텐츠를 시청하는 사례를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가 의심되는 이용자에게 이메일이나 메시지로 코드를 전송해 본인 확인을 요청하는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본인 확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접속이 중단되는 방식이다.
한편 넷플릭스는 요금 인상 단행 이후에도 유독 한국에서만큼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데이터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이용자들은 넷플릭스에서 826억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672억원) 대비 23% 늘어난 사상 최대금액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 기준 지난해 말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는 2억218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828만명을 추가는 데에 그치면서 시장은 물론 자사의 예상치도 하회했다. 올해 1분기도 전년(398만명) 대비 줄어든 250만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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