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57%가 5년 뒤 국내 경제성장률이 0~1%대로 하락해 저성장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15일 한국경제학회는 국내 경제전문가 37명을 대상으로 5년 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현 경제 상태가 지속된다면 5년 뒤 성장률은 얼마나 될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49%가 1%대, 41%가 2%대라고 응답했다. 0%대를 예상한 경제학자는 8%로 나타났다. 경제학자 열명 중 다섯명꼴로 한국 경제가 5년 뒤 제자리 걸음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5년 이동 평균 기준으로 지난 1998년 5.9%였던 성장률은 2003년 5%, 2008년 4.3%, 2013년 3.1%, 2018년 2.1%로 내려왔다.
성장률 하락 원인으로는 인적자본 투자 효율성 저하에 따른 유효 인적자본 형성 부진(2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 따른 민간기업의 투자 및 혁신 유인 감소(19%)가 뒤를 이었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국 진입으로 인한 장기적 성장하락 추세 자체는 피할 수 없으나 그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이 분배보다는 성장에 좀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학회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이 성장과 분배 중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지에 대해 '성장과 분배 동시 해결'과 '성장 우선'을 꼽은 응답이 각각 42%로 동일했다. 국내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동시에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분배보다는 성장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분배 악화가 성장률 하락을 초래한 면이 큰 만큼 분배에 우선순위를 둬야한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안병준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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