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류업계가 각종 선물 세트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번 설부터는 명절 기간에 한해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기준이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되는 만큼 기업들이 대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전날 67종에 달하는 와인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홈술족과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와인이 대중화된 데 따랐다. 입문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중저가 와인부터 400만원대에 이르는 프리미엄 와인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대표적인 제품은 포트와인의 전설 '킨타 두 노발(Quinta do Noval)'의 '나시오날 빈티지 세트'다. 이 와인은 하나의 빈야드에서 작황이 뛰어난 해에만 생산하는 제품이다. 빈티지별로 1~5병까지 소량만 판매되며 최고 100년까지 숙성할 수 있는 최상급 와인이다.
신세계그룹도 와인 판매에 나섰다. 신세계엘앤비의 경우 '스택스 립 페이 까베르네 소비뇽'을 신세계백화점 10개 지점에서 50병 한정 판매한다. 미국 나파벨리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스택스 립 지역에서 생산한 와인을 신진 도예작가 박채원의 보자기 작품으로 포장한 것이다.
신진 도예작가의 보자기 작품으로 포장한 '스택스 립 페이 까베르네 소비뇽'. [사진 제공 = 신세계엘앤비]
신세계백화점 차원에서도 설을 맞아 특색 있는 스토리를 더한 와인과 각종 샴페인을 판매한다.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 모양을 담은 와인들도 출시한다. 호랑이를 이용해 라벨을 제작한 칠레산 '사비오 임인년 세트', 이탈리아산 '포지오 나자레오 라돈 세트' 등이 있다.주류업계가 와인 판매에 열을 올리는 건 최근 국내 와인 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와인 수입액은 5억617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6%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지난해 와인 분야 매출이 31%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달 8일부터 내달 6일까지는 명절 선물 가액이 최대 20만원으로 늘어나 프리미엄 와인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설부터는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범위를 상향하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위스키 업계도 각종 선물 세트를 내놓고 있다. 국내 위스키 소비량 역시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성장 중이어서 최근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하다. 조니워커 시리즈로 유명한 디아지오코리아는 조니워커, 윈저, 싱글톤, 라가불린, 코퍼독 등 다양한 선물 세트를 선보인다.
프리미엄 위스키의 대명사인 조니워커 블루의 경우 '조니워커 블루 고스트 앤 레어 피티바이크' 제품이 출시됐다. 이 위스키는 지난 1993년 문을 닫은 피티바이크 증류소 등 현재는 운영하지 않는 '유령 증류소'에서 만든 위스키 원액이 함께 블렌딩 됐다.
국순당이 올해 1월 1000병 한정으로 출시한 국순당 50주년 기념 최고급 증류주 '백세고'. [사진 제공 = 국순당]
40도 내외의 위스키를 하이볼 형태로 즐기는 젊은 층 소비자를 위해 하이볼 글라스를 제공하는 선물 패키지도 있다. 조니워커 레드와 블랙이 여기에 해당한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위스키 선물 세트 가격은 2만~31만원대까지 다양하다.또 한결 부드러운 저도 위스키를 자랑하는 골든블루는 '더 골든블루 사피루스 아이스볼 세트'와 '더 골든블루 다이아몬드 스월링 글라스 세트'를 선보인다. 골든블루 역시 하이볼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아이스볼 메이커를 구성품으로 넣었다.
전통주 기업도 설을 맞아 우리술로 구성한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 국순당은 차례주 예담과 자양강장백세주 선물 세트, 고구마 증류소주 '려(驪)' 세트, 백세주 선물 세트 등을 선보였다. 또 올해 국순당 50주년을 맞아 1000병 한정으로 출시한 '백세고(百歲膏)'도 있다.
이 중 국순당의 대표 상품인 '백세주 선물 세트'는 지난 30년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은 백세주로 꾸려졌다. 백세주는 정부에서 선정하는 '우수문화상품'에 주류업계 최초로 지정된 술로, 우리나라 대표 문화상품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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