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막대한 임금격차로 인해 나타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원인이 선진국인 일본보다도 높은 대기업 대졸 초임 연봉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기준 한국의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초임 평균 연봉은 5084만원이었다. 초과급여 포함 금액으로, 이를 빼면 4680만원이다. 반면 5인 미만 사업체는 2599만원에 그쳐,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차는 55.4%에 달했다.
이 같은 규모별 대졸초임 격차는 한국이 일본보다 훨씬 컸다. 2019년 기준 양국 기업의 대졸초임 격차를 보면, 일본의 10~99인 사업체를 100으로 봤을 때, 일본 대기업(1000인 이상)이 113.4에 그친 반면, 우리나라 대기업(500인 이상)은 151.7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의 대졸초임 수준이 일본보다 월등히 높은 것에 주로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2019년 기준 전체 규모(10인 이상)는 물론, 특히 대기업에서는 우리(500인 이상)가 일본(1000인 이상)보다 59.7% 높았다. 물가 차이를 반영한 구매력평가 환율 적용 시 전체 규모는 한국 3만6743달러, 일본 2만8973달러로 한국이 일본보다 26.8% 높았다.
시장환율 적용 시 전체 규모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10~99인 중소·중견기업을 보면 한국 2만3488달러, 일본 2만5093달러로 한국이 일본보다 6.4% 낮았다. 반면 대기업은 한국 3만5623달러, 일본 2만8460달러로 한국이 일본보다 25.2% 높았다.
그밖에 두 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졸초임 수준을 비교해도, 전체규모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17.3%포인트 높았고, 대기업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무려 40.9%포인트 앞섰다.
하상우 본부장은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와 강력한 대기업 노조가 중첩되면서, 전반적인 대기업의 고임금 현상을 유도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일자리 미스매치와 임금격차 심화 등 각종 사회갈등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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