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브라질 공장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은 5일(현지시간)부터 가동을 멈췄다. 공장 셧다운은 오는 9일까지 이어진 뒤 12일부터 부분적으로 재가동될 전망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시에 있는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지난 5월 기존 3교대에서 2교대로 근무 체제를 축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교대로 전환한 바 있다. 원래 지난달 말까지만 1교대 근무를 한 뒤 이달 중에는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다시 3교대 근무로 되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반도체 부족 상황이 개선되지 못해 결국 가동을 멈추고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말았다. 현대차 브라질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외 현대차 공장의 가동 중단은 최근 들어 잇따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달 14~18일 평일 1주일간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공장이 지난달 16일 하루 휴업했다가 이튿날인 17일 가동을 재개했다. 당시 아산공장은 4월 12∼13일, 19∼20일, 5월 24∼26일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휴업한 것이었다.
5월 17∼18일에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의 가동이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도 가동을 멈춘 바 있다.
기아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5월 17∼18일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 처음으로 광명 2공장을 휴업했고 그달 27∼28일에는 미국 조지아 공장 생산을 잠시 중단했다. 조지아 공장은 가동 재개 후 지난달 14~23일 기존 3교대 근무에서 2교대로 전환했다.
현대차는 브라질 피라시카바 공장에 700억원가량을 투자해 엔진 공장을 건설하고 울산에서 생산해 현지조립형생산 형태로 수출하던 '카파' 엔진 물량 일부를 브라질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6만∼7만대로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던 물량의 3분의1 수준이다.
업계는 국내외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지는 건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난 5월께 최악의 상황 정도만 견뎌냈을 뿐 수급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아 반도체 확보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8월 이후에는 상황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반도체 품귀가 언제 풀릴지 알 수 없어 부담감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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