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TSMC가 15% 이상 매출이 증가하며 성장한 가운데 상위 15개 기업 중 유일하게 인텔만 역성장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상위 15개 기업 매출은 1019억 달러(약 114조원)로 전년 동기(841억 달러) 대비 21% 증가했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인텔은 187억 달러(약 21조원) 매출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중앙처리장치(CPU) 점유율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했다. 상위 15개 반도체 기업 중 유일한 매출 감소세다.
인텔은 2018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0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전에는 삼성전자가 2017~2018년 글로벌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2017년 2분기부터 2018년 3분기까지 반도체 매출 1위였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171억 달러(약 19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위를 유지했다. 10분기째다.
특히 인텔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면서 왕좌 탈환에 한 걸음 다가섰다. IC인사이츠는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185억 달러(약 21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인텔(179억달러)을 누르고 세계 반도체 매출 순위 1위에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상위 15개 기업에 랭크된 국내 기업 SK하이닉스도 전년 대비 26% 증가한 76억 달러(약 8조원)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 호황 덕을 제대로 봤다. D램의 경우 올해부터 재택근무 및 원격교육 확산 수요와 서버 제조사들의 D램 수요가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글로벌 D램 제조사들의 매출 합계는 직전 분기 대비 8.7% 증가했다.
올해도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 성장세는 높아질 전망이다.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약 42%로 1위, SK하이닉스가 29%로 2위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TSMC는 매출은 129억 달러(약 14조원)로 전체 반도체 기업 중 3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순수 파운드리지만 시장을 장악하면서 종합반도체기업(IDM) 못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올해 1분기 대만의 미디어텍과 미국의 AMD가 새롭게 톱 15에 진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인 두 회사의 매출은 각각 90%, 93% 오르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의 하이실리콘은 상위 15대 기업 순위에서 밀려났다. 하이실리콘이 화웨이의 자회사인 만큼, 미국 정부가 시행중인 '수출 제재' 영향을 직접적으로 맞은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 퀄컴 브로드컴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미국 업체들의 상승세도 주목할 만하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이유로 매출이 31% 늘었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1위 퀄컴은 모바일 시장이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5% 올랐다.
[사진 출처 = IC인사이츠]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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