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오전 그린피가 10만 원이었어요. 그런데 올해 3월에는 15만 원을 냈어요. 오후 시간은 18만 원이라네요. 공지된 주중 정상 그린피는 3만 원 올랐는데, 실제 그린피는 5만 원이나 오른 셈이에요. 강원도 골프장에 잔디도 아직 덜 올라온 3월이 이 정도인데, 4~5월이 되면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이 되네요." 직장인 이정원 씨는 작년부터 보다 저렴하게 골프를 즐기기 위해 주중 이른 시간, 지방 골프장에서 라운드 약속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너무 그린피가 너무 올라버린 탓에 골프를 그만둬야 할지 걱정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골프여행이 중단됐습니다. 그리고 그 수요는 고스란히 국내 골프장으로 몰렸고, 야외에서 즐기는 골프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생각에 때 이른 부킹전쟁이 그린피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대중 골프장 주중 평균 입장료가 지난해 5월 13만4000원에서 올해 3월에는 15만3000원으로 약 14.2%, 토요일 평균 입장료도 같은 기간에 18만1000원에서 20만 원으로 10.5%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골프장 그린피는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홈페이지에 공시되는 정상가 그리고 실제 계절·날씨에 따라 할인이 적용된 실제 그린피입니다. 일단 경기와 강원, 충청 등 대부분 골프장은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조사대로 지난해 대비 정상 그린피를 2만~4만 원씩 올렸습니다.
그러나 골퍼들이 체감하는 그린피는 '실제 그린피'보다 더 올랐습니다. 국내 최대 골프 부킹사이트 엑스골프를 통해 지난해 3월과 올해 3월 실제 그린피를 비교한 결과 일반적으로 24~50%의 상승 폭을 보였습니다. 금액으로는 4만~8만 원이나 됩니다. 지난해 주중 오전 평균 9만5000원을 받았던 경기도 A골프장은 올해 평일 오전 그린피가 13만7000원으로 올랐습니다. 주말에는 19만8000원으로 작년 대비 4만6000원 인상됐습니다. 경기도 B골프장은 지난해 주말 최고가 그린피가 15만2000원이었지만 올해에는 22만3000원을 받았습니다. 평일 오후 그린피도 12만 원에서 16만2000원으로 올랐습니다.
골퍼들이 몰리며 지방 한 골프장은 작년 평일 오전 그린피가 3만8000원으로 저렴했지만 올해는 7만 원으로 84%나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2박3일 이상 골프 여행객들이 찾는 제주 골프장 인기는 점점 더 뜨거워지며 그린피가 평균 4만~5만 원가량 상승했습니다. 작년 3월 평일 5만~9만 원 그린피를 받았던 골프장들은 올해에는 7만~14만 원으로 올랐고 주말 가격은 5만~6만 원씩 상승했습니다.
특히 제주 한 골프장은 지난해 평일 8만6000원에서 올해 평일 18만 원, 지난해 주말 12만5000원에서 올해 주말 24만 원으로 그린피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뛰어올랐습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올해 골프장 그린피에 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골프장은 '정상 그린피'를 공지합니다. 주중·주말 그린피 상한선을 정한 뒤 시간과 날씨에 따라 할인 폭을 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린피 상한선이 없어지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5~6개 골프장에서는 정상 그린피 공지를 아예 없앴습니다. 대신 이들 골프장 홈페이지에는 "날짜·시간대·기후 등에 따라 실시간 그린피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정확한 그린피는 예약 페이지에서만 확인이 가능하다"는 공지사항을 올려놨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본격적인 골프 성수기에는 그린피가 30만 원을 넘을 것이라는 염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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