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6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 달 23일 이후 14일 만이다.
9일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비트코인은 6000만원을 돌파했다. 현재 오후 3시23분 기준으로는 24시간 전보다 6.29% 오른 6179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원인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하자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을 염려한 투자자들이 대안으로 가상화폐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애널리스트인 테디 크랩스는 이날 트위터에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업 및 투자자들을 비트코인 시장으로 다시 밀어 넣을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이 향후 6만달러(약 6840만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최근 글로벌 대형 은행의 비트코인 활용 방안 보고서 발간과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발언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부추겼다.
지난 2일 미국 대형은행 시티그룹에서 '국제 무역 결제 수단으로 이용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나오면서 비트코인은 다시 5600만원까지 올랐다.
이어 다음날인 3일 로저스 회장은 "수년 전에 비트코인을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밝히면서 이날 비트코인은 58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9일 6200만원까지 근접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투자자들의 위험부담은 여전히 크다. 가격 변동폭이 높은데다, 주식처럼 가격 상승이나 하락의 제한 폭이 없다보니 눈 깜짝할 새 수천만원의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실제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큰 등락폭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9일 첫 5000만원을 넘어선 비트코인은 같은 달 22일 6580만원까지 오르며 2008년 등장 이후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상승 랠리가 오래가지는 않았다. 비트코인은 같은 날 오후부터 크게 떨어지더니 다음 날인 23일 오후 8시에는 5000만원선에 근접했다. 하루 만에 1500만원에 증발한 셈이다. 지난 1일에는 아예 비트코인 가격이 4900만원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매도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비트코인을 5400만원에 매수한 직장인 박모(35)씨는 "비트코인 투자를 하다 보면 하루 내내 여기에 빠져 있게 된다"며 "최근 49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진 것을 경험하면서 지금 매도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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