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지난해 '집밥' 소비가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쌀 소비량은 역대 최저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30년 전에 비하면 1인당 양곡 소비량은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
28일 통계청은 지난해 1인당 양곡 소비량이 66.3kg으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고 밝혔다. 양곡 소비량은 쌀과 기타 양곡의 소비량을 합한 양으로, 쌀 소비량만 추산하면 57.7kg으로 전년 대비 1.5kg 줄었다.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1981년 159.8kg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내리막을 걸어왔다. 30년 전인 1990년 소비량인 130.5kg에 비하면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
양곡 소비량 감소의 주 원인은 쌀 소비량 감소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9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60kg 미만을 기록했다. 2019년 쌀 소비량은 59.2kg였는데, 2020년에는 이보다 1.5kg 추가로 줄어 57.7kg까지 줄었다. 역대 최저 소비량이다. 이에 따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도 158g으로 전년대비 2.5% 줄었다.
쌀 소비량이 줄어든 이유는 '집밥족'이 크게 늘어났어도 외식이 줄면서 제조업 분야 쌀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식료품 및 음료를 만드는 제조업 부문 쌀 소비량은 65만톤으로 전년 대비 12.6% 감소했다. 이 중 밤 9시 이후 영업금지 조치 등의 영향으로 술 소비가 줄어 탁주 및 약주, 주정을 만드는 데 쓰이는 쌀도 2019년 25만톤에서 2020년 21만톤으로 14.4% 줄었다. 이 외에도 학교 급식이 중단돼 고정적인 쌀 소비처가 줄어든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쌀값은 여름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크게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28일 기준 쌀(20kg, 일반계) 가격은 5만9968원으로 5만1681원보다 16% 이상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소비 감소세를 감안해 쌀 공급 물량을 조절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적정 수준의 배 재배를 유도하는 한편, 식습관 개선 및 가공산업 육성을 통해 쌀 소비기반을 확충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송민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