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혈액 채취로 단백질 수치를 측정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하는 혈액 검사법이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AP통신은 미국의 치매 진단법 개발 전문 기업인 C2N 다이어그노스틱스(C2N Diagnostics) 사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혈액 검사법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혈액 검사법은 치매의 주범인 뇌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수치와 여러 단백질 수치를 측정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알아보는 방식이다.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는 낮음(low), 중간(medium), 높음(high)으로 측정된다.
혈액 검사법을 통한 치매에 대한 종합적인 결과는 해당 검사와 함께 연령 등 다른 치매 요인들을 고려해 10일 안에 나온다.
C2N 다이어그노스틱스 설립자 데이비드 홀츠먼 박사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의 정도가 낮음인데 인공지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 치매 외에 약물, 비타민 부족 등 인지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매 혈액 검사 대상자는 60세 이상이며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가능하다.
검사비는 1250달러로 수검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할인될 방침이다.
이 혈액 검사법은 기존의 치매 검사법인 뇌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positron emission tomography)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인지기능 장애가 있거나 치매로 진단된 686명(60~91세)을 대상으로 진행된 PET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발견됐다면 이 혈액검사로는 이 중 92%만이 발견된다.
또 PET 검사에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이 혈액검사를 통해 77%는 음성으로 나오지만 나머지 23%는 양성으로 나온다.
그러나 C2N 다이어그노틱스의 CEO 조얼 브라운스타인 박사는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PET에 뚜렷하게 잡히기 이전에 혈액검사가 미리 잡아낼 수도 있다"며 "이것만으로 꼭 혈액검사가 부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브라운스타인 박사는 식품의약국(FDA)에 이 혈액 검사법에 대한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히서 스나이더 박사는 "현재로서는 이 혈액 검사법이 얼마나 정확하고 일반화(generalizable)될 수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FDA의 승인을 받기 전엔 이 혈액 검사법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하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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