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앞두고 '세금 폭탄' 논란이 점화한 가운데 향후 5년 안에 서울시내 모든 주택이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은 현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최근 5년간 평균가격 변동률 등을 반영한 '2018~2030년 서울시 구별 공동주택 보유세 변화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서울시내 85㎡ 규모(국민주택기준)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종부세, 재산세를 합친 평균 보유세 변화 현황을 각 구별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평균 보유세 부담(85㎡ 공동주택 기준)은 182만원이지만 오는 2025년에는 4.9배 불어난 897만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에는 보유세 부담이 올해 대비 25.1배 급증한 4577만원까지 증가한다.
서울시 각 자치구별로 국민주택 기준 85㎡ 공동주택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종부세 납부대상자가 포진한 자치구는 강남구, 서초구 뿐이지만 2025년에는 서울시내 25개 모든 자치구가 부과대상이 될 전망이다.
종부세 고지서가 배포되고 있는 모습 <매경DB>
특히 종전 종부세 납부대상이 아니었던 광진·마포·성동·용산·동작·송파·양천·영등포구는 5년 뒤에는 연간 납부해야 할 보유세 총액이 1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됐다. 종부세 부담이 그만큼 보편적으로 확대된다는 얘기다.올해부터 이런 현상이 가속화했다. 매일경제가 2017~2020년 지역별 종부세 통계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대비 2020년 종부세 고지인원은 40만명에서 74만 4000명으로 86.0% 급증했다.
2021~2023년 보유세 추계 <자료=유경준 의원실>
'상위 1%' 부동산 부자들의 세금이라던 종합부동산세 부담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정책에 부동산 가격 급등이 맞물리며 서울 강남권이 아닌 지방으로 세금 불똥 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현 정부 출범 이후 대전(116.9%), 세종(174.7%), 광주(99.5%)등 종부세 대상자는 1만 1000명에서 2만 4000명으로 118.2% 급증했다. 서울 납세자 증가율(104.0%)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2024~2026년 보유세 추계 <자료=유경준 의원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은 "정부 부동산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공시가가 따라 오르며 종부세 부담이 늘고 있다"며 "지방 납세자가 급증하며 종부세는 이미 강남 일부 부유층이 낸다는 부유세 성격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2027~2029년 보유세 추계 <자료=유경준 의원실>
세 부담 가중에 정부에서는 조세저항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무턱대로 올리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라며 "종부세 고지서가 발급되는게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유경준 의원은 "정부의 강제적인 공시가격 조정은 부동산 보유세 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60여가지 조세, 준조세 등에 영향을 끼친다"며 "국민들이 느끼는 부담은 이번 추계결과 보다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어 서울 시민들의 조세저항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종부세는 전국 주택·토지를 개인별로 합산해 공시가격이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초과분에 대해 과세한다. 주택의 경우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공시가격 6억원(1세대 1주택자는 9억원) 초과분에 부과된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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