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인 KSTAR가 세계 최초로 플라즈마 이온 온도 1억도를 2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연구진이 무한한 에너지를 창출하는 태양의 '핵융합반응'을 지구에서 구현하는데 한걸음 더 다가선것이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 연구센터는 KSTAR 플라즈마 실험에서 서울대학교·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와 공동으로 핵융합 핵심 조건인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 이상 연속 운전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초고온 플라즈마 연속 운전 기록은 8초로, 두자릿 수를 기록한 것은 세계 최초다. KSTAR는 지난 2018년 플라즈마 이온 온도 1억도를 약 1.5초간 유지한데 이어 매년 세계 신기록을 경신중이다. 그동안 다른 나라에 설치된 핵융합 장치들이 순간적으로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달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10초 이상 유지하는 벽은 넘지 못했다. 윤시우 KSTAR연구센터장은 "기존 구리자석을 이용한 핵융합 장치는 장시간 연속운전이 어려웠다"며 "KSTAR의 경우 초전도 자석을 이용했고 자석의 정밀도 등이 타장치들에 비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장시간 연속 운전에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STAR의 최종 운전 목표는 2025년까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300초 연속운전을 달성하는 것이다.윤 센터장은 "올해 20초 유지를 달성했으니 내년엔 30초, 2023년에는 50초, 2024년에 100초 달성 후 2025년까지 300초에 도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300초(6분) 이상 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사실상 24시간 가동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태양 내부에서는 수소 원자 두개가 결합하는 핵융합으로 헬륨 원자가 만들어지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우주 공간으로 끊임없이 방출된다. 태양이 1초 동안 뿜어내는 에너지는 지구의 모든 인류가 약 100만년을 쓰고 남을 정도로 막대하다. 초고온·고밀도 상태인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태양보다 중력이 작은 지구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 중심 온도인 1500만도의 7배인 1억도 이상의 고온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수소가 전자와 이온으로 분리되는 플라스마 상태로 만든 후, 이온 온도를 1억도 이상 초고온으로 가열하고 유지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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