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전세계 7위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보유자산만 40조원에 달하게 된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을 위해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측에 8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금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데 쓰인다.
대한항공은 내년 상반기 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해 인수 초기에는 자회사로 운영하다 오는 2022년에는 완전통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실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더 우수한 부분은 아시아나항공 방식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통합으로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로 했다.
인수가 완료될 경우 지난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립으로 32년 동안 이어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양강 체제는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한 대한항공의 독주 체제가 시작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과 화물 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항공은 32위로, 두 회사의 운송량을 단순 합산하면 글로벌 7위로 오르게 된다.
국제선 항공편당 유상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RPK의 경우 대한항공은 18위, 아시아나항공은 32위로 이 역시 양사를 단순 합할 경우 10위인 아메리칸항공과 비슷해진다. 국제 여객 수송은 대한항공의 경우 19위, 아시아나항공은 36위로 합하면 10위에 오른다.
국제 화물 순위는 더 높다. 대한항공 5위, 아시아나항공 23위로 둘을 합하면 3위로 뛴다.
특히, 양사가 합병할 경우 정비나 조종사 교육 관련 비용이 줄고 중복 노선을 정리하는 노선 효율화로 수익성이 더 개선될 수 있다.
대한항공(12조2000억원)과 아시아나항공(6조9000억원)의 지난해 매출을 더하면 약 20조원이 되며, 자산은 40조원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과 이익 모두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2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지난 3분기에 매출이 반토막 나고 영업이익은 94% 급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3분기 실적을 내지 않았지만 적자전환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이 56.3%로, 연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일정 기간 정지될 우려가 있다. 2년 이상 50% 이상이면 상장폐지 위험도 있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