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결과가 곧 나온다. 여론조사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큰 폭 앞섰지만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한 후보가 압승하면 비교적 쉽게 승부가 결정나겠지만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나오면 불복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선거 이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던 불확실성이 되레 더 커질 수 있다. 시장도 크게 요동칠 것이다.
불확실성 요인을 빼고 보면 누가 당선되든 우리 경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국제 통상질서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다소 늘어날 수 있지만 대중 압박과 노동과 환경 분야 규제 강화로 일부 업종은 불리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기존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이 지속되며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다. 우리 경제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 경제 성장률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했을 때보다 0.1~0.4%포인트 높아질 것이라 봤다. 수출 증가율이 연 평균 0.6~2.2%포인트 상승하면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대선에 따른 통상정책 전망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환경과 노동 규제 강화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철강과 자동차 산업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대선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는지 여부다. 대선 결과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누가 당선되든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느 한 쪽이 크게 승리하지 않는 한 불복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 사회가 분열할 것이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세계 경제도 출렁거릴 것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의 정세마저 불안하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이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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