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SPA 강자' 유니클로를 토종 브랜드인 '탑텐(TOP10)'이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 최근 탑텐몰의 모바일 앱 사용자 수(DAU)는 유니클로를 뛰어넘은 뒤 유니클로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 운동 영향으로 국내 매출이 감소한 유니클로의 자리를 토종 브랜드가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27일 발표한 '모바일 핫이슈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SPA 브랜드 탑텐의 모바일 앱 사용자 수는 지난달 17일 처음으로 유니클로를 뛰어넘었다. 이날 탑텐몰의 하루 사용자 수는 2만 9399 명으로 2만8715명을 기록한 유니클로보다 684명 앞섰다. 그뒤 다시 유니클로가 앞섰지만 지난 8일 탑텐이 방문자 수 7만3668명을 기록하며 5만421명을 기록한 유니클로를 재역전했다. 이후 두 브랜드는 방문자 수를 놓고 엎지락뒤치락을 반복했다. 분석 기간은 2020년 5월 1일부터 2020년 10월 16일까지이며 일평균 4000만 모바일 기기의 20억건 데이터(안드로이드, iOS 통합)를 근거로 했다.
[자료 = 아이지에이웍스]
탑텐의 매출이 유니클로를 뛰어넘은 것은 아니지만 모바일 앱 방문자 수의 역전도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실제 분석을 시작한 5월 1일 탑텐몰 방문자 수는 5854명에 그쳐 7만2119명을 기록한 유니클로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5월 말에는 최대 9만7200명까지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방문자 수 역전은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감소한 것도 원인지만 최근에는 탑텝의 공격적 마케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탑텐이 방문자 수에서 유니클로를 재역전한 10월8일은 전품목 1+1 프로모션을 내건 '텐텐데이' 이벤트의 시작일었다. 탑텝은 이같은 대대적 프로모션을 15일 간 이어갔다. 국내 패션업계 관계자는 "노노재팬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든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누가 대체할 것인지에 대해 업계가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며 "온라인몰 방문자 수 부문의 역전은 국내 SPA 업체가 유니클로의 입지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한편,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일본의 패스트 리테일링은 지난 15일 지난해 매출(회계연도 2019년 9월∼2020년 8월)이 전년 대비 12.3% 줄어든 2조88억엔(약 21조8천7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발표문에서 유니클로는 한국에서 영업손실(Operating Loss)을 냈다고 말했다.
[심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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