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염좌는 소위 '발목을 접질렸다'로 표현되는 질환이다. 발목이 과도하게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꺾이는 등 관절 회전으로 인한 연부조직의 손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발목을 접질려도 일시적인 열감과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 사라지곤 한다. 하지만 염좌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발목이 반복적으로 접질리는 만성 발목염좌로 진행되기도 한다. 발목염좌는 초기 대처와 관리에 따라서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원화된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은 효과성과 경제성, 안전성 등을 고려해 의료기관을 선택하게 되는데, 최근 우리나라 발목염좌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한방의료기관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류호선 한의사 연구팀은 국내 발목염좌 환자의 의료이용 현황을 연구 분석한 결과 한방의료기관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사실과 함께 의료진단기기의 제한으로 환자의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BMJ Open (IF=2.496)' 9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5~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체환자표본(HIRA-NPS)을 활용해 우리나라 발목염좌 환자에 대한 단면적 후향적 관찰연구를 실시했다. 이 기간 동안 발목염좌를 진단받고 의료서비스를 1회 이상 이용한 15만1,415명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연구대상자인 발목염좌 환자의 99% 이상은 외래 진료를 받았으며 입원 진료는 1% 미만이었다. 연령대로 보면 10대 환자가 21.44%(3만2459명)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20대와 50대, 40대, 30대 등의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53.9%)가 남성(46.1%) 보다 많았다. 한의과에서는 발목염좌 치료를 위해 침치료를 가장 많이 실시했으며 의과에서는 물리치료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해열진통소염제 처방도 50% 이상 이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는 발목염좌 환자가 선호하는 의료기관의 종류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한의과 진료와 의과 진료를 모두 받기 보다는 단일 진료과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연구팀은 발목염좌 환자들이 치료에 있어 한방의료기관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3년간 한의과 진료를 받은 발목염좌 환자는 8만4,843명(56.03%)으로 의과 진료를 받은 환자 7만8,088명(51.57%) 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의료기관 방문경로에 대한 통계에서도 '한방의료기관을 먼저 찾은 환자'가 7만5153명(52.45%)으로 의과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사안으로는 한의과에서 첫 진료를 받은 후 의과 진료를 받고 다시 한의과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일부 있었는데, 이들의 73.22%는 X-ray 촬영 때문이었다. 연구팀은 발목염좌 환자들이 한방의료기관을 방문해도 한의과 진료와 영상진단이 분리돼 있어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자생한방병원 류호선 한의사는 "발목염좌 환자들의 선호도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방문경로 분석을 통해 실제로 환자들의 내원 과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만 이번 연구에서 한방의료기관의 의료진단기기 사용 제한으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함을 확인한 만큼 향후 이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