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소비침체 및 수출 급감이라는 어려움 상황에 직면했던 지역 농가가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상생 노력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출시로 지역 농가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유통 판로 확보를, 기업으로서는 긍정적인 이미지 상승효과 및 소비 촉진이라는 윈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본아이에프는 최근 충남 서산시의 대표 특산물인 육쪽마늘을 활용한 별미죽 '6쪽마늘닭죽'을 새롭게 선보이며, 서산시 마늘 농가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서산시와의 MOU 이후 서산 달래 및 냉이를 활용한 계절 메뉴를 출시, 서산 뜸부기쌀 250t을 납품받는 등 지속적으로 서산 농산물 판로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특히 서산시는 코로나19로 매년 진행하던 육쪽 마늘축제 취소는 물론 40t에 달하는 지난해 육쪽마늘 재고 물량 역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본죽 '6쪽마늘닭죽' 메뉴 출시를 통해, 지난달 22일 초도 물량으로 납품한 육쪽마늘 깐마늘 3t을 시작, 연간 80여 t(약 4억 원)의 서산 육쪽마늘을 납품할 수 있게 됐다.
롯데푸드 2006년부터 매년 100여t의 마늘을 경북 의성군 농가에서 수매해 '롯데마늘햄'을 생산하고 있으며, 신세계푸드도 지난 7월 전남 신안군과 상생협력 MOU를 체결하고 신안군 특산물인 양파, 땅콩, 마늘, 대파 등의 상품화, 외식 메뉴개발, 가공품 개발 사업, 홍보 활동, 포장재 개발 등 지원에 나섰다.
맥도날드는 올해 음료 메뉴에서 제주 한라봉을 주원료로 하는 '한라봉 칠러'와 나주배를 주원료로 하는 '배 칠러'를 출시하는 등 국내산 재료 수급을 확대했다. 지난해 맥도날드가 사용한 국내 달걀과 토마토는 각각 1552t과 1700t에 달한다.
본죽· 본죽&비빔밥 카페 `6쪽마늘닭죽` 이미지. [사진 제공 = 본아이에프]
커피빈코리아는 나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플럼코트 소비 활성화를 목적으로 나주시, 아라프룻, 모건푸드, 디마인드와 함께 MOU를 체결했다. 오는 20일부터 커피빈코리아는 가을 시즌 메뉴 '허니 자스민 플럼코트 티'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전남 나주시의 매년 버려지거나 제값을 받지 못하는 '비규격 농산물'의 2차 가공화를 통한 착즙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에 기여할 예정이다.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이나 소비촉진이 일어난 배경에는 지역 농가와 기업 모두를 위한 윈윈 전략이라는 점도 있지만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 세대의 특성도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MZ 세대는 사소하지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인증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MZ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기업들 역시 덩달아가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활동 중 하나로 지역과의 상생 협력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MZ 세대의 이러한 문화는 결국 기업이 지역 농가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유도했다"며 "국내 소비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이른바 사회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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